김치가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다 아는 사실이다. 배추는 비타민 C와 칼슘이 풍부하고 마늘은 살균력이 높아 잡균을 없애준다.젓갈에서는 야채류에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과 아미노산을 얻을 수 있다. 더욱이 발효과정에서 생긴 유산균은 장내 유해 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장 운동을 촉진시켜 변비를 막아준다.
문제는 이러한 ‘만능음식’ 김치를 아이들이 싫어한다는 데 있다. 맵고 짠 김치에 깜짝 놀란 아이들은 김치 근처에 가지도않는다.
소아과 전문의 고시환(37) ㈜닥터고 아이사랑 대표이사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김치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하는 고민 끝에 ‘아기김치 먹이기 운동’을 펼치는특이한 의사다.
소아유전학 전공인 고씨가 ‘아기김치’를개발한 것은 지난 해 10월. 자신이 직접 만든 ‘맞춤형’ 이유식을 회원들에게 보급하던 고씨는 병원 소속 영양사 9명과 함께 연구를 거듭해 ‘아기김치’를개발했다.
고추 가루와 젓갈은 아예 쓰지 않았다. 대신 사골 국물과 사과, 배를 넣었다. 전통 백김치를 응용해 피클과 샐러드에 익숙한 아이들의 입맛을 겨냥한 것이다.
“‘어른용’ 김치를 먹어본 아이는 두 번 다시 김치를 먹지 않습니다. 맵고 짠 기억이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죠.
피클과 샐러드도 섬유질이 많은 좋은 식품이지만, 발효식품 김치를 따라갈 수는 없지요. 일본의 ‘기무치’ 역시 발효식품이 아니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배추 샐러드에 불과합니다.”
고씨는 ‘아기김치’ 개발에만 머물지 않았다. 병원을 찾는 부모들에게 아기김치의 맛과 효능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더 많은 사람들이 ‘아기김치’를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인터넷 홈페이지(www.agibob.co.kr)에 조리법을 공개했다.
매주 금요일 오전10시 방송되는 EBS TV ‘육아일기’에도 고정 패널로 출연해 김치의 효능을 알리고 있다.
“아기 김치먹이기 운동은 예방의학의 일종입니다. 예방의학의 핵심은 바로 음식물 섭취를 통한 ‘영양’에있지요.
깡통에 담긴 인스턴트 이유식 대신 우리의 전통 김치를 아이들에게 먹여보세요. 아이들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온 가족이 ‘한솥밥’을 먹는 기쁨도 느끼실 겁니다.
●이렇게 만들어요
‘아기김치’는 소아과 전문의 고시환씨가 개발한 담백한 맛의 아기용 김치. 매주 수요일 병원 조리사 11명이 담가 전국에 판매하는이 김치를 집에서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재료는 배추, 무, 배, 쪽파, 대추, 은행, 굴, 마늘, 설탕, 소금 등.
우선 배추를 연한 것으로 골라2등분한 다음 굵은 소금을 물에 타서 절인다. 단 ‘어른용’ 김치보다 소금을 반 정도만 써서 절인다. 배추가 절여지면 2, 3회 헹궈 물기를 뺀다.
김치 소를 준비한다. 무와 배를 4㎝ 길이로 곱게 채썰고, 밤과 은행은 얇게 저며 역시 채썬다. 마늘은 곱게 갈고, 대추는 돌려깎기 해 채썬다.
생강은 즙을 내고 굴은 소금물에 씻은 후 썬다. 준비한 배추 사이사이에 이 소를 골고루 채워 넣고 맛이 들 때까지 통에 담아 보관하면 완성.
참치 아기김칫국, 굴 김치전골, 김치잡채 등 아기김치를 응용한 이유식도 손쉽게 만들수 있다. 참치 아기김칫국은 송송 썬 아기김치, 데친 후 잘게 썬 유부, 시금치와 콩나물, 참치 살만 준비하면 된다.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아기김치를 볶다가 익으면 육수를 붓고 참치 살을 넣는다. 끓으면 시금치와 콩나물을 넣고 한소끔 더 끓이면 훌륭한 이유식이 된다. (02)522-6088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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