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동안 프랑스 전역을 돌며 20구간 3만3,600㎞를 달리는 지옥의 사이클레이스가 끝났다. 코르베유 에손에서파리에 이르는 제20구간 160.5㎞를 70위(3시간57분28초)로 골인한 ‘암을 극복한 사나이’ 랜스 암스트롱(29ㆍ미국)은 결승점을 통과하면서양손에 꽃다발을 들며 환호했다. 종합집계서 86시간17분28초를 기록, 라이벌 얀 울리히(27ㆍ독일)를 6분44차로 따돌리고 3년 연속 ‘옐로저지(Yellow Jersey)’를 입게 됐다. 미국인으로서는 최초, 대회 통산 5번째3연패다.생존 가능성이 50% 밖에 되지 않는 고환암을 극복하고 ‘기적의드라마’를 해마다 일궈낸 암스트롱은 대회 최다연속 우승기록(5회)에 도전할 뜻이 없냐는 질문을 받고“나는 기록을 목표로 삼은 적이 없다. 3연패도 내겐 꿈만 같다”며감격했다. 또 알프스산맥을 통과하는 ‘지옥의 코스’를 통과하는 남편에게힘을 주기 위해 쌍둥이 딸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편지로 전한 아내 크리스틴과 뜨겁게 포옹했다. 암스트롱은고환암 수술을 받기 직전 정자은행을 통해 두번째 아기를 가질 수 있게 돼 이번 우승의 영광을 모두 태어날 아기들에게 돌렸다.
4번 출전해 우승 한번을 빼곤 암스트롱에 밀려 준우승만 3차례 기록하게 된 울리히는암스트롱에게 악수를 건넨 후 “그에게서 약점을 찾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불가능했다.그는 정말 위대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 동안 암스트롱의 약물복용 의혹을끊임없이 제기해왔던 프랑스 언론사 가운데 하나인 스포츠신문 레퀴프는 이례적으로 “암스트롱이 산악레이스도중 라이벌 울리히가 넘어졌을 때 그를 기다리는 우정을 보였다. 그는 사이클 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이미지를 바꿔가고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편 그를 질시하는 일부 언론에 대해 암스트롱은 “신경쓰지않고 계속 사이클을 탈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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