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4ㆍ삼성전자)는 1998년 미국 진출이후 9차례에 걸쳐 단독 또는 공동선두의 위치에서 마지막 라운드를시작했다. 우승컵을 놓친 적은 딱 1번. 지난해 바로 이 대회이다. 당시 박지은(22)과 신인왕경쟁을 치열하게 벌여 결국 타이틀을 차지한 필리핀계미국인 도로시 델라신(21)에게 역전패했다. 박세리는 비록 다잡은 시즌 4승은 놓쳤지만 3위 상금 6만7,932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102만6,924달러를획득, 미국 진출이후 처음으로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해 ‘밀리언 우먼’ 대열에 합류했다.박세리의 ‘역전불패(不敗)’ 기대는 또다시 깨졌다. 공교롭게도 2번째 역시 이대회이고 역전승의 주인공 또한 델라신이다. 박세리는 30일 새벽(한국시간) 오하이오주 비엔나의 스쿼크릭CC(파72)에서 열린 미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자이언트이글클래식(총상금 100만달러) 3라운드서 버디를 4개 잡았으나 보기와 더블보기를 1개씩 범하는 바람에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3위에 그쳤다. 전날 공동 4위였던 델라신은 버디 8, 보기 1개의 신들린 샷을 구사, 생애 18홀 최저타 기록인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합계13언더파 203타로 대회 2연패와 상금 15만달러를 차지했다. 델라신은 LPGA 통산 2승을 모두 이 대회에서 따냈다. 태미 그린(미국)은 합계12언더파 204타로 2위를 그대로 지켰다.
박세리의 발목을 잡은 곳은 파4의 11번홀(346야드). 전 홀까지 그린과공동선두를 달리던 박세리는 이곳에서 결정적인 더블보기를 범한 것.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 숲 깊숙이 들어가더니 그대로 언덕 밑 해저드로 굴러떨어졌다.언덕이 높은데다 스윙까지 나무에 걸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 1벌타를 먹고 드롭했다. 그러나 서드샷마저 그린 앞 벙커행. 4타만에 그린에 올린 박세리는2퍼트로 홀아웃했으나 순식간에 그린에 2타차 2위로 떨어졌다.
그린 역시 1위를 오래 지키지 못했다. 박세리에 4타, 그린에 2타 뒤져생각치도 않았던 델라신이 야금야금 스코어를 줄이며 추격의 고삐를 당긴 것. 13번홀(파5) 버디로 박세리를 추월, 1타차 2위로 올라섰고 14번홀(파4)버디로 그린과 공동선두가 됐다. 그리고 15번홀(파3)에서 티샷을 핀 1.5㎙에 붙여 그린을 1타차로 제치고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전날 공동 19위에 처졌던 김미현(24ㆍKTF)는 12~16번홀에서 5개의 줄버디를엮어내는 등 버디 7, 보기 2개로 5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 8위로 뛰어올라 시즌 9번째 ‘톱10’에 진입했다.
남재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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