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상사들이 그동안 재벌 소속계열사들의 수출을 대행하던 외형 위주의 ‘만물상(萬物商)’ 체제에서 탈피해 핵심 수익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홀로서기 행보를 하고 있다.현대상사 삼성물산 LG상사 SK글로벌대우인터내셔널 등 종합상사들은 수출부진에다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의 장기 불황으로 계열사 수출 물량이 줄어들자 성장성과 안정성이 입증된 사업에 인력과자본을 집중하면서 ‘탈(脫) 계열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기업회계기준 변경으로 앞으로 계열사 상품을 판매할 경우 판매수수료만 매출에 반영하게되면 계열사에 의존하던 사업 형태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초 국내 종합상사가운데 유일하게 모바일 비즈니스 팀을 구성한 현대종합상사는 일본 대만 독일 등 국내외 30여개 무선 컨텐츠 업체와제휴해 각종 게임 등 50여개 무선 컨텐츠 서비스 및 솔루션 을 수출입할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개인 휴대폰을 이용한 M-코드 사업 등으로 영역을넓히고 있다.
현대상사는 또 일본 치요다 산업과 손잡고 일본에 인터넷 전화국을 설립한데 이어 미국 유럽 중남미지역으로 인터넷 전화사업을 확대하고있다.
모바일팀 이혁 팀장은 “최근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휴대폰 등 단말기 보급 확대에 따라 올들어 모바일로만 3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사는 지난해 128억 달러에 달하던계열사 수출 물량을 올 상반기에는 56억달러로 줄였다.
대우그룹 해체로 계열사 물량이 사라진 대우인터내셔널은 글로벌 정보 네트워크와 다양한 금융기법을활용해제 3국에서 물건을 조달, 다른 나라에 파는 ‘3국간 거래’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
곡물 원유 원면 철강등을 대상으로 작년 한 해 대우의 전체 수출 물량 중에서 12%를 차지한 3국간 무역은 올해는 20%에 육박할 전망이다. 또 자동차 부품을 다른회사와 차별화된 전략품목으로 집중 육성해 매년 30%이상의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반도체와 컴퓨터경기 침체가 올 하반기에도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수출목표를 당초 280억달러에서 23% 줄인215억달러로 수정했다.
대신 앙골라 종합개발 프로젝트 등 서부 아프리카와 동유럽을 중심으로 컨트리 마케팅을 확대하고 해외지점의 역할을 단순 ‘교역’에서‘사업’중심으로 바꿔 수익구조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또 세계 1위의 구리 거래업체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등 비철금속과 정보통신 화학 등을 핵심사업으로육성하기로 했다.
LG상사는 플랜트사업과 패션사업에 승부를 걸고 있다. LG상사의 지난해 플랜트수출은 4,090억원으로 99년의 1,205억원에 비해 3배 이상 신장세를 보였고 올 들어서도 상반기중 1222억원을 달성해 놓은 상태다.
하반기중예멘 시멘트제조플랜트, 이란 사우스패스 가스플랜트, 오만 정 유 플랜트 등 총 20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LG상사관계자는 “마에스트로 등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올해 30% 이상의 수익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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