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60세가 넘은 프랑스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한국에서 20년간이나 교수생활을 하여 한국교육에 나름대로 식견이 있었는데 프랑스가 월드컵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것을 은근히 자랑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참고해야 할 몇 가지 일리있는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했다.우선 우수했던 한국 축구실력이 일본에 뒤지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일본 주전 선수 중 일부가 어릴 때부터 브라질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국제화, 세계화를 추구하면서 학교수업을 영어로 할 것을 권장하는데 정작 영어로 강의할 수 있는 교사가 태부족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외국어 교육 받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외국으로 떠나는 데 이것이 과연 국제화 시대에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대안을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교육의 길은 먼 것 같지만 실은 가장 가깝고 확실하다. 난지도에 골프장을 만든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 자리에 브라질이나 프랑스의 축구학교를 유치하여 어린이에게 축구의 기본부터 가르친다면 시민단체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또 외국어 때문에 어린 아이들을 조기유학 보낼 것이 아니라 외국의 유명한 초·중등학교를 한국에 유치한다면 외화낭비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외국어를 잘하는 유능한 인재들을 기를 수 있지 않겠느냐."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외국자본의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외국의 상표를 빌려오는 데는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정작 국제무대에서 필요한 외국어교육과 교육의 개방에 대해서는 인색한데 이러한 정책이 한국의 장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혹시 외국계 학교설치로 인해 한국학교가 위축되지나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기 때문이라면 이는 한국교육이 경쟁력에 자신감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이제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자신감을 갖고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경쟁을 해야 하며 그렇지 않고서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는 지적인 셈이다.
무한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쟁국의 언어와 문화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임을 감안할 때 한국의 전통문화를 남달리 사랑하여 20년간이나 한국에서 살면서 월드컵행사의 성공을 비는 프랑스 교수의 걱정어린 충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다.
과연 난지도에 골프장을 세울 것인가. 아니면 브라질 축구학교를 세울 것인가. 우리 미래 경쟁력을 시험할 ‘발상의 전환’을 기대해 본다.
전 기 성(한양대 도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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