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한가해지는가 싶더니, 여당 내 차기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이 다시 활발해졌다.여권 내 소룡할거 (小龍割據)가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개중에는 동선을 크게 그리려는 사람이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아직은 소룡이다.■당내 입지와는 무관하게 얼마 전까지 대중적 인지도의 측면에서 ‘이인제 1강(强)’ 의 형태였으나, 그게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언론사세무조사 이후 이른바 만인의 만인을 향한 투쟁이 확산되면서, 주자들 사이에 여권 내 입지는 물론, 인지도에서도 약간의 변화 추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특히 “언론과의 전쟁 불사” 등 을 외쳐 온 노무현씨와,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에서정권을 적극 옹호한 김근태씨가 상대적으로 입지가 나아지고 있으며, 더불어 인지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여러 형태의 조사에서 여권 인물군 중 이인제씨가 아직은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을 포함 여권내 다른 주자들이 그 차이를 유의미(有意味)하게 좁혀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변화를감안해서인지, 일부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인제 대 노무현+김근태씨 간 세 경쟁의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최근 ‘개혁 연대’의 한 목소리를 내면서, 의도하든 안 하든 서로 상대를띄우는 색다른 이미지 공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바람에 한화갑씨 등 나머지 주자들은 두 눈 멀쩡히 뜨고 그저 당하고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적 기반이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은 아닐 터이다. 그때 그 때 이슈에 영합하거나,중심 축에 가까이 다가가는 방식으로 정치력을 키우려 하는 것은 자칫 우리의 정치풍토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희한하게도 중심 축에 가까울수록멀어지려는 원심력과, 누르면 누를수록 튀는 작용 반작용의 관성이 정치풍토에는 남아 있다.
DJ YS가 대통령이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풍토덕이다. 여당 경선에서 승리할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직 점칠 시기가 아니다.
정치도 역시 뿌리가 깊어야 한다. 김중권 한화갑씨, 또는 그 밖의 사람들이지금은 목소리를 내지 않거나 뒷전에 나앉아 있지만, 언제 앞으로 나설지 아무도 모른다.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생각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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