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不惑)을 넘겨 공부하는 것이 힘들었고 체력이 딸릴 때도 많았지만, 의사로서 다시 일하게 돼 기쁩니다.”경기 광명시 성애병원에서 다섯달째 인턴과정을 밟고 있는 김평화(45)씨는평양의대에서 신경내과 의학을 가르쳤던 의사 출신의 탈북자다.
1997년 5월 서울에 온 김씨는 올해 2월 `제65회 국가의사시험'에합격해 남북한 의사자격증을 소유한 유일한 의사가 됐다. 그는 통일부ㆍ교육부에서 남한의 의학대학과 동등한 대학을 나왔음을 인정받아 국가의사시험에도전해 3년만에 남한의 의사 관문을 넘었다.
그는 또 “병원에서 일하면서 공부할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성애ㆍ광명의료재단’의 김윤광 이사장을 비롯해 도둑강의를 듣도록 배려해 준 연세대 의대 박형우ㆍ민성길 교수, 성애병원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시험에합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1980년 11월 의학대학을 졸업한 이후 교단에 섰던 것은 물론1995년부터 서울에 오기 직전까지 체코에서 의사로 일했다. 또 한의사에 해당하는 중국의 중의(中醫) 자격증과 북한의 ‘동의사’(현 ‘고려의사’) 2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재활의학’을 중심으로 북한에서 배운 의술과 중국과 체코에서 접했던 의술,남한의 의학을 접목시켜보고 싶습니다.”
그는 그동안 써왔던 김정철'이라는 가명을 털어버리고 지난 5월 본명으로새 출발했다. ‘평화'라는 이름은 6.25전쟁 당시 다리를 심하게 다친 그의 아버지가 “다시는 그런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준 것이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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