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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 "광주는 해태를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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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 "광주는 해태를 잊지 않는다"

입력
2001.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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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와 함께했던 20년 정말 행복했습니다.'회원수만 2,600명에 이르는 모 인터넷 사이트 타이거스 동호회 회원들이 1루 관중석에 내건 플래카드엔 이렇게적혀 있었다. 사이트 운영자 전현수(32ㆍ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70~80명이 ‘V10’을 상위 뒤쪽에 새긴 빨간 유니폼을 맞춰 입고 여기에 모였다. 해태는 곧 사라지겠지만 타이거스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목멘 소리로 말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9번이나 거머쥔 야구명문 해태가 마지막 홈 경기를 치른 29일 광주구장은 1998년 10월 이후 33개월 만에 1만1,000명이 넘는 관중이 찾았다. 경기장 인근 도로는 차가가득 들어찼고, 파도타기 응원까지 끊이질 않아 과거 한국시리즈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다음달부터 입게될 기아 유니폼을 하루 전 전달받은 해태 선수들은 “새 옷을 입고 더 좋은 환경에서 뛰게 됐다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 인천 SK전서 국내 복귀 신고식을 할 예정인 이종범은 “해태 유니폼을 다시 한번 입고 싶었는데…. 선배들에게 배운 전통을 후배들에게 가르쳐 꼭 명문 팀으로 만들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김성한 해태 감독도 “좀 더 나은 구단 지원을 바탕으로 80년대 응어리진 한을 야구장에서 쏟아냈던 만큼 광주에 다시 야구붐이 일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공교롭게도 맞상대는 한국시리즈 결승에서 해태를 만나 3차례나 좌절감을 맛보며 ‘붉은 유니폼 공포심’을 달고 살았던 삼성.

18년 동안 몸담았던 해태를 떠나 지난해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김응용 감독은 “삼성 유니폼을 입은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말을 아끼다가도 “프로 감독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겨야 하는것 아니냐”며 난감한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관중의 파도타기 응원에 힘이 솟았을까. 해태는 경기 초반 과거로 돌아간 듯 맹타를 휘둘렀다. 1회 장성호가 삼성 선발 배영수로부터 선제 3점포를 빼앗았고, 4회 이동수가 바뀐 투수 김현욱을 두들겨 솔로아치를 추가했다. 4회까지4_2 리드.

하지만 ‘해태닮기’ 마지막 작업으로 감독까지 바꾼 삼성은 5회 루키 박한이의 우월 장외 3점홈런으로 5_4로 경기를 뒤집은 후 승기를 잡았다.

해태는 모기업 부도 이후 선수층이 얇아진 현실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삼성의 8_7 승. 해태는 경기후 가진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의 고별식 행사를 갖고 홈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이날까지 해태는 통산전적 1240승54무1021패를 기록했다.

한편 사직구장에서는 두산이 롯데를 8_2로 제압, 3연패를 끊었다. 두산 우즈는 홈런 2개를 몰아쳐 시즌 23호째로 홈런더비 3위로 뛰어올랐다. 1위는 롯데 호세와는 2개차.

이왕구기자 fab4@hk.co.kr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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