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외국관광이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인천공항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가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예전의 김포공항과 다름이 없다.비행기표 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 큰 비행기 좌석이 꽉 차야 떠나는 것은 외환위기 이전과 똑같은 모습이다. 단체여행이건 개인여행이건 이처럼 해외로 나가려는 붐은 쉽사리 식을 것 같지 않다.
■흔히 관광을 고부가가치의 ‘굴뚝없는 산업’이라고 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32만여명(관광수입 66억달러)인데 한국 사람은 550만여명(63억 7,000만달러)이 나갔다.
올 6월까지 입국한 외국인은 260만명으로 내국인 출국자 285만명과 비교하면 약 25만명이 적은 형편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46.5%를 차지하는 일본인은 역사교과서 왜곡파동 이후 한국여행을 꺼려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에 출국자는 갈수록 늘어나 외환위기 이전같이 관광부문의 적자가 예상된다. 관련 부서가 역조시정을 위해 뛰는 것은 당연하다.
■외국을 여행한 사람들은 우리관광 정책에 문제가 많음을 지적한다. 특히 단체관광이 빚는 여러 부작용을 사전에 막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력에 집중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관광할 것인가’에 대한 당국의 성의있는 배려가 아쉽다. 오늘도 세계 각 지역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은 잘 보호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바가지 추가요금’‘저질 유도 관행’ ‘싹쓸이 쇼핑’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을’ 보고 올 것인가는 국민의 교양과 직결되는 문제다. 전문가의 답사 여행이 아니고 휴식을 위한 여행이라도 ‘관광의 질’을 높이려는 시도는 게을리 해선 안 될 것이다. 기왕이면 좋은 여행 안내서와 프로급 안내인의 가이드면 좋을 듯 싶다.
이미 국내여행에서는 상당부분 이런 관행이 정착 되었다. 각 박물관이 운영하는 박물관대학의 답사를 비롯,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문화유적지를 다녀온 사람들은 유익한 여행에 만족하고 있다. 외국여행에도 이런 시도가 널리 펼쳐지길 기대한다.
최성자 논설위원 sj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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