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전 대통령의 딸로, 정치 경력에서 집권 과정까지 판에 박은 듯 빼닮은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부패의혹에 휩싸인 ‘닮은 꼴’ 남편들 탓에 한층 눈길을 끌고 있다.아로요 대통령은 27일 남편 호세 미겔 아로요 변호사의 수뢰 의혹에 대해 반부패기구 옴부즈맨의 아니아노데시에르토 수석검사에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최근 그의 남편이 한 통신회사로부터 사업 면허권 허용 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을철회하도록 힘써주는 대가로 약 5,000만 페소(92만5,925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남편이 수뢰설을 부인하고 수사를 자청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위해 대통령 반부패위원회가아닌 헌법상 독립기구인 옴부즈맨에 수사를 맡긴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진실은 내가 거부권 행사를 여전히 철회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면서 국민과 야당에이 사건에 대해 편견을 갖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의 남편 타우픽 키에마스도 아내의 부통령 시절부터 수차례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조사를받았던 인물. 키에마스는 수하르토 정권이 메가와티의 부친 수카르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회유책으로 제시한 주요소 운영권을 받아 막대한 부를 축적,메가와티의 정계 입문을 후원하고 그를 대신해 당의 살림을 도맡아왔다.
키에마스는 특히 대중적 인기에 비해 능력이 떨어지는 메가와티의 그간 정치 행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쳐왔다.또 메가와티 취임후 정파간 권력투쟁의 장이 된 부통령 선출과 조각 과정에 깊숙이 개입, 벌써부터 막후 실력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키에마스가 군부와 재벌 등 수구세력과 야합해 향후 정국 운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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