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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 그곳엔 가슴에 와닿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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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 그곳엔 가슴에 와닿는 것이 있다

입력
2001.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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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이 썰렁하다. 이번 주가 바캉스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대열에 어울리지 못하거나, 또는 일부러 혼잡함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느지막히 잡은 휴가 일정, 남들이 실컷 즐긴 곳에서 뒷설거지를 하기는 싫다. 그 곳은 한가하고,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주제가 있었으면 좋겠다.

■ 분단의 아픔이숨 쉬는 철원

분단이 아니었다면 최고의 내륙관광지가 되었을 곳이 바로 철원이다. 바위에 골을 파고 흐르는 아름다운 강 한탄강을 중심으로 절경과 명소가 즐비하다.

한탄강에서 도직탕 폭포와 고석정, 순담계곡이 연이어 펼쳐지는 곳이 핵심이다. 직탕폭포는 한국의 나이애가라로 불린다.

규모는 보잘 것 없지만 생성의 원리와 모양이 닮았다. 협곡을 훑고 지나던 물이 수직으로 떨어진다.

임꺽정의 활동무대였던 고석정은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명소. 20여㎙ 높이의 절묘한 절벽 바위가 강쪽으로 우뚝 서있다.

밑으로 흐르는 물은 바위를 감싸고돌며 소용돌이 친다. 지금은 앙상하게 폐허가 돼 버린 철원 노동당사도 중요한 볼거리이다. 기둥과 벽에는 여전히 총탄 자국이 무수하다.

철원여행의 보너스는 경기 포천 북부지역. 어차피 오가는 길목이다. 맑은 물이 고여있는 산정호수와 그 물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명성산에 들러볼 만하다.

이제는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유명한 포천 이동갈비를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철원군청 관광경제과 (033)450-5365

■자연 속 부처의나라 경주 남산

경주만큼 볼 것이 많은 곳이 있을까. 그러나 경주 사람들은 “남산에 오르지 않았다면 진짜를 보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산 전체가 불교의 자연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바위 속에 숨어 있다가 신라 백성의 염원에 감동해 모습을 드러냈다’는 아름다운 예술이 산자락에 펼쳐진다.

남산은 둘레 24㎞의 작은 산. 최고봉인 고위산(494㎙)을 중심으로 40여 개의 능선과 골짜기가 뻗어 내린다.

그 골과 능선을 따라 국보급 불교 문화재가 널려 있다. 남산에 있는 유적의 수는 무려 744점. 절터 180여 곳, 석불·마애불 118여 채, 석탑·폐탑 80여 기, 왕릉 13개소 등이다.이중 문화재로 지정된 것만 42점이다.

남산의 등산로는 70여 가지. 이중 유적을 제대로 감상하고 산행도 즐기려면 삼릉골을 따라 배리삼존불~삼릉~마애관음입상~선각육존불~마애여래좌상~상선암~선각보살입상~마애여래대좌불~상사암~봉생암터~바둑바위코스를 이용하면 좋다.

풍만한 사각형의 얼굴, 깊이 파인 보조개, 둥근 눈썹 등 범접할 수 없는 신비감이 넘치는 불상이 반긴다.

부처의나라를 돌아보는 시간은 약 3시간 30분. 적당한 산행이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바위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

반드시 등산화를 신어야 하고 하산길에는 자일이 묶여있는 위험한 코스가 이어지기 때문에 노약자는 보호자와 동행해야 한다. 경주시청 관광진흥과 (054)779-6396

■물냄새를맡으러 가는 곳, 화천

화천(華川)은이름 그대로 물의 고장이다. 북한강이 질주했던 곳이다. 이제는 댐으로 물을 가두어두고 있지만 그 화려한 물 빛에는 변함이 없다.

화천의 대표적인 명소는 역시 화천댐. 해방 직전인 1944년에 완공됐다. 댐이 가두어 놓은 물은 원래 화천호였으나 나중에 이름이 바뀌었다.

6ㆍ25때국군 6사단이 중공군 3만여 명을 이 곳에 수장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오랑캐를 대파했다’는 뜻의 ‘파로호(破虜湖)’란 이름을 내렸다.

이름은 전투적이지만 호수는 아름답다. 험한 산세에 막혀 푸른 물이 멈춰있다. 저수량은 10억 톤. 그냥 떠먹어도 좋을 만큼의 1급수이다.

화천읍을 끼고 도는 호수는 춘천호. 하류 춘천댐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인데 화천 주민은 화천호라 부른다.

화천읍에서 내려다 보이는 춘천호는 평화롭고 포근하다. 오색의 배들이 한가롭게 떠다니고 군데군데 높은 미루나무가 하늘을 받치고 있다.

붕어섬이라는 명물이 있다. 참붕어가 많이 서식하고 섬 모양이 붕어처럼 생겨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화천 주민들의 안락한 소풍터인 이 곳에는 물고기가 많다. 섬 남쪽의 수초지대에서는 한가롭게 노니는 송어떼를 볼 수있다.

평화의댐을 찾지 않을 수 없다. 화천읍에서 승용차로 약 1시간 가량을 더 달려야 하는 먼 길이다. 그러나 풍광이 아름답기 때문에 지루하지는 않다.

해산터널(1,986㎙)등을 지나며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 달리다 보면 멀리 댐의 모습이 나타난다. 덩치만 클 뿐 아무 기능도 하지 못하는 평화의 댐을 바라보면 누구나 씁쓸한 상념에 잠긴다. 화천군청 관광기획과 (033)440-2543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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