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8년 만에 가장 낮은 0.7% 성장을기록했다고 미 상무부가 27일 발표했다. 특히 최근 실적을 발표한 미 상장 기업들의 2ㆍ4분기 수익이 10년 간 최저 수준이어서 기업의 투자 위축에따른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상무부가 발표한 2ㆍ4분기 GDP 성장률은 미국 경제가 침체기를 벗어나 이른바 ‘10년호황’으로 진입하던 무렵인 1993년 1ㆍ4분기의 0.1% 감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ㆍ4분기 중 소비 지출이나 주택건설, 연방ㆍ지방 정부의재정 지출이 모두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전분기(1.3%)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데는 기업 투자 감소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신규설비 투자 위축으로 기업 투자는 이 기간 동안13.1% 감소, 8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문제는 경기 둔화에 따라위축된 투자 심리가 실적 악화라는 잇따른 악재로 당장 회복될 여지가 적다는 데 있다. 최근 2주 동안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 주요 상장 기업들의 수익은 지난해 초에 비해 평균 17% 감소했다.
경기 둔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해 말 연평균 9% 기업 성장을 예상했던 전문가들도 이제는 올해미국 주요 기업들의 수익이 8% 감소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기업 투자는 상당 기간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성장률도 반등의 기회를엿보기는 당분간 어렵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경기선행지수가 호전되는 등 청신호도 적지 않다. 소비심리회복과 인플레이션 진정까지 감안해 현재 상황을 낙관하는 분석가들은 2ㆍ4분기를 고비로 미국 경제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까지 하고 있다.
2ㆍ4분기 인플레가 전분기보다 1% 포인트 하락한 2.3% 증가에 그쳐 8월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곧 이뤄지는 세금환급도 소비지출을 늘리는 데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투자 위축과 동전의 양면으로 재고 감소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에주목하는 분석가들은 “재고가 줄수록 기업의 주문과 생산이 늘어날 여지가 크다”며“미 경제는 3ㆍ4분기 2.5% 성장을 이루며 4ㆍ4분기에는 3% 확장될 수 있다”고전망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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