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마음은 벌써 바닷가로 달려가 버렸다. 열대 야자수 그늘에서 시원한 칵테일을 한 잔 마시는 상상을 한다. 해변 통나무 칵테일 바에서 연인과 함께 하는 칵테일 맛은 얼마나 달콤할까.여름 더위와 끈끈함을 날려버릴 시원한 칵테일 한 잔. 비록 야자수 해변으로 달려갈 수는 없지만 시원하고 낭만적인 남국의 정취를트로피칼 칵테일 한 잔에서 느껴보자.
칵테일은 원래 열대 지방만의 음료는 아니다. 미국 중서부 켄터키 지방 목동들이 양이나 우유 젖에 위스키를 섞어 먹던 것에서 유래했다는설이 유력하다.
칵테일은 알코올 음료에 또 다른 술이나 과즙, 탄산음료를 섞어 만든다는 의미. 이런 섞은 술이 1970년대 제조기술이 정량화하면서 갖가지 칵테일로 발전했고, 지금은 수백 가지 칵테일 종류가 탄생했다.
■칵테일은 눈으로 마신다
칵테일은 보기가 좋아야 맛도 좋다. 쓴맛, 신맛, 단맛을 모두 느끼면서 색깔까지 화려하다. 칵테일 전문가들은 혼성주와 과즙을 더해그 맛을 잊을 정도의 황홀한 색감이 나고 어떤 재료들이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가 돼야 진짜 칵테일이라고 말한다.
여름철 칵테일은 특히 시원함을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색감에 신경쓰는 편이다. 1998년 런던 세계칵테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박재우씨는 “칵테일은 화려한 색깔과 다양한 부재료의 조화로 눈과입을 모두 즐겁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칵테일은 또한 어떤 글라스에 담는가에 따라 맛과 기분이 달라지는 오묘함이 있다. 역삼각형의 넓은 잔 모양인 칵테일글라스, 주로하이볼 같은 저알콜 무알콜 칵테일을 담는 텀블러(tumbler) 등 종류에 맞는 다양한 잔으로 칵테일을 즐겨야 제맛이다.
■여름철 칵테일
맛있는 재료만 많이 들어간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적당한 재료를 이용해 알맞은 비율로 섞어줘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 많이 마시게되는 트로피칼 칵테일은 열대 과일을 많이 이용한 새콤함이 특징.
알코올 농도가 낮은 ‘파인애플 션샤인’은 그렇게 달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맛이 나고, 파란 빛이 감도는 ‘블루 하와이’는 한 여름 해변가에 온 듯한 시원함을 준다. 데킬라와 얼음을 갈아 셔벳처럼 새콤달콤하게 마시는 ‘프로즌 마가리타’도 여름철 칵테일로 인기다.
“사계절 어느 때보다 여름철은 달콤한 칵테일이 어울린다. 남국에 온 듯한 설레임으로 함께 하는 사람의 향취가 더 진하게 느껴진다.
여름철에는 푸른 빛이나 연초록 빛의 박하향 칵테일이나 열대 과일즙에 저알콜을 섞은 칵테일이 특히 잘 어울린다.”JW메리어트 호텔 ‘디 모다’ 바텐더 장동은씨가 권하는 여름 칵테일 즐기는 법이다.
고주망태나 두주불사(斗酒不辭)는 옛 이야기. 사랑하는 부부끼리, 사랑에 빠진연인끼리 시원하면서도 감미로운 여름철 칵테일 한 잔에 빠져드는 것은 어떨까?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스무디 칵테일 만들기
조선호텔은 최근 계열 호텔 및 바 직원들을 대상으로 ‘칵테일 경진대회’를 열었다. 여름을 겨냥한 ‘트로피칼 스무디’가 작품 주제.
스무디(smoothy)란 과일, 주스, 리큐르, 시럽 등을 얼음과 함께 믹서에 갈아 만드는 칵테일이다. 과일 음료의 친근한 맛과화려한 색으로 여름철에 잘 맞는다.
경연대회에 참가한 34개 팀 중 당선된 3개 작품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슈가 베이비(웨스틴 조선호텔 컴파스 로즈 김길연)
당근과 망고주스를 섞어 영양과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향이 강한 망고가 어린이들이 싫어하는 당근의 맛을 숨길 수 있다는것이 포인트.
재료: 망고 당근주스 4온스, 레몬주스 1/2온스, 설탕시럽 1온스, 망고퓨레 2온스
▦프리 스타일 뱀부(컴파스 로즈 장유진)
여름철 시원한 대나무 밭을 연상시키는 초록빛 칵테일. 패션프룻 주스에 아마레또 리큐어의 향이 가미된 독특한 맛이 특징.
재료: 럼 1온스, 망고퓨레 1온스, 패션프룻 주스 1온스, 블루쿠라카오 1/2온스, 설탕시럽 1온스, 아마레또 1온스
▦블루 서프(웨스틴 조선호텔 오킴스 바 신진철)
파인애플과 바나나에 새콤달콤한 시럽을 넣었다. 럼이 잘 섞였다. 열대의 바닷물을 연상시키는 연초록빛도 감각적.
재료: 말리브 럼 1온스, C/D 바나나 1/2온스, 블루 쿠라카오 3/4온스, 바나나 1/2개, 파인애플 주스 2온스, 스위트&사우어1온스
■칵테일 즐기는 법
▦집에서 즐기고 싶을 때
칵테일의 종류는 유명한 것만도 100종이 넘는다. 집에서, 취향에 따라 즐기기에는 어려운 이유다.
우선 준비해야 할 도구나 재료가 많다. 재료를 섞으면서 냉각시킬 수 있는 쉐이커(shaker), 과즙을 짜기 위한 스퀴저(squizer),그리고 칵테일용 믹서기 등 기본 도구만도 수십 종에 이른다.
특히 정확한 양을 측정해 레시피대로 만들어야 제맛이 나기 때문에 재료의 용량을 재는계량컵은 필수다. 칵테일 재료 또한 갖가지 술이나 주스를 섞기 위해 칵테일 한 잔 당 5~6 종 이상이 필요하다.
이렇게 복잡한 준비 때문에 처음에는 집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야 한다. 평소 마시던 술에 레몬주스 등 간단히 구할 수 있는 재료를섞으면 그것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훌륭한 칵테일이 된다.
조금 더 발전된 단계에서는 서서히 도구를 늘려가면 된다. 술은 작은 병으로 사고 시럽이나부재료 술인 리큐르도 소량으로 구입해야 한다.
칵테일 도구는 남대문 그릇 수입상가나 세종키친(516-4731) 등에 가면 구할 수 있다. 술과 시럽 등은 일반 주류백화점이나대형 할인점에서 판매한다.
칵테일 관련 홈페이지(www.bartender.co.kr, www.cocktailnara.com)를 살펴보면 정보를얻을 수도 있다.
▦바에서 칵테일 즐기는 법
요즘 ‘바’라는 간판을 내건 술집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적인 칵테일바가 아닌 경우 몇 종류의 칵테일밖에만들지 못한다.
제대로 된 여름 칵테일을 즐기기 위해서는 오히려 호텔 바가 괜찮다. 가격은 일반 바보다 1,000~3,000원 정도 비싸지만 맛과분위기가 제값을 한다.
JW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자체 경연대회를 거쳐 선정한 ‘천년의 사랑’, ‘스위트 드림’ 등의 특선칵테일을 선보이고 있다.
‘천년의 사랑’은 카라멜 향의 달콤한 말리브 럼과 피나콜라나 믹서에 얼음이 잘게 섞여 시원한 맛이 나고, ‘스위트 드림’은 휘핑크림의 풍부한 맛과멜론과 파인애플의 과일향이 혼합된 여성용 칵테일이다.
서울 힐튼호텔은 카카오, 체리, 복숭아 향과 오렌지, 파인애플 주스가 조화를 이룬 ‘스페셜 러버’와 레드와인의 향미를 느낄 수 있는 ‘패션’ 등을 판매 중이다. 이밖에 대부분의호텔 바와 로비라운지에 가도 여름용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호텔 바가 아닌 일반적인 바를 찾을 경우에는 바텐더를 잘 이용하자. 특별히 마시고 싶은 칵테일이 없을 때는 ‘과일 향기가 많은 것’, ‘빨간 색’, ‘입안에 알코올의 향취가 남는 것’등 자신의 취향을 설명한 후 바텐더가 권하는 칵테일을 고르면 된다. 바에서 선정한 특별 칵테일을 주문할 경우 화려한 쇼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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