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은 국가대사중 하나다. 우리가 서울올림픽을 통해 국제무대에 성공적으로데뷔했듯이 내년 월드컵은 한층 성숙된 한국의 모습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한국팀의 성적이다.역대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조예선에서 탈락한 경우는 없었다. 지난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결승에 진출한 일본과 예선탈락한 한국의 흥행을 비교해 보면‘본선진출’이 성공적 대회개최의 열쇠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일본선수들의 해외진출을 보면 솔직히 부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나카타를필두로 오노 신지, 이나모토 준이치 등 젊은 선수들이 종주국이나 다름없는 유럽에 거액의 이적료까지 받아가며 진출하는 모습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유럽무대에서의 경험은 바로 경기력 향상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일본축구가 보일 성장은 두렵기까지 하다. 이 모두가 가깝게는 2002월드컵,멀게는 10년후 세계랭킹 10위권 진입을 내다보고 하는 일이다. 사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차분히 준비해왔다. 30여년간의 노력끝에 일본은 기술,전술면에서 이미 아시아를 벗어나 세계수준에 이르렀다.
반면 한국은 해외진출면에서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유소년을육성, 우수선수로 키워내지 못하는 시스템 탓에 우수선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가장 크지만 선수들의 정신자세 역시 지적하고 싶다. 히딩크감독이 “주전으로뛸 수 있는 구단으로 가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듯이 너무 높은 무대를 찾기 보다는 수준에 맞는 곳을 찾아가야 한다. 안정환이 부산구단과 매니지먼트사, 페루자구단과의 3각 갈등으로 애를 먹고 있지만 자신이 그만큼 이탈리아 무대에서 확실한인상을 심어주는데 실패했다는 점도 돌아봐야 한다.
대부분 감독들은 선수들의 해외, 특히 유럽진출에 찬성이다. 많은 선수가 유럽에서경험을 쌓는다면 한국축구는 저절로 강해지기 때문이다. 사실 협회나 연맹이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라는 지적이 있지만 좋지않은 상품을 사려는 해외구단이없는 바에야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눈높이를 낮추는 것도 한 방안이다. 설기현처럼 유럽 변방리그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생각한다. 욕심을 부리다 상처만 안고 돌아오면 개인뿐만 아니라 축구계로서도 큰 불행이기 때문이다.
/이회택 전남 감독, 월드컵 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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