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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봅시다 / 김덕룡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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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봅시다 / 김덕룡 한나라당 의원

입력
2001.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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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의원은 “요즘바쁜 것 같다”는 인사에 “요새 야당의 비주류가 뭐 바쁠 리 있겠느냐. 정치 객꾼으로밀려나 있는 사람인데…”라며 허허로운 웃음을 지었다.그의 말처럼 그는 요즘 한나라당의 객꾼이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물론 이 총재 라인의 주류 그룹은 그에 대해 노골적인 경계감을 보인다. 그 역시 ‘정계개편’과‘개헌론’을 거론하며 위협사격을 하지만 ‘자기 방어’적성격이 짙다.

_당내에선 끊임 없이 탈당설이흘러나오는데 정말 결단을 내릴 생각이 있는 것인가.

“누가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 당을 만들었고, 내가 이 당의 주인이다. (과거에) 엉뚱한 데 있다가 국회의원하겠다고 온 사람들이 주인 행세를 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_김 의원은 ‘주인’이라고하지만 솔직히 말해 탈당해도 따라 나서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 결심을 못한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은데.

“터무니없는 소리다. 나는 우리 당의 잘못된 노선을 바꾸려고 하지만 힘이 없어 실현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_언론사 세무조사 문제에 대해선왜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는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몸을 사리는 것은 아닌가.

“ 언론사 문제를 놓고 여야 정치권은 물론 신문사와 방송, 종교인 문화인까지 양쪽으로 나뉘어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 나마저도그런 데 끼여야 하느냐는 생각에 사실 말을 아꼈다.

언론은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한다면 잘못을 사과하고 앞으로 법원의 판결을 따라야 한다. 여권도언론 길들이기를 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과징금 납부를 능력에 맞게끔 유예해야 한다. 사주 구속도 옳지 않다. 국정조사에도 당당히 임해야 한다.”

_언론정국을 이끄는 이 총재의노선과 별로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긴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과 연결시키거나 지역정서에 호소해선 안 된다. 대응과정에서 우리 당이 보수ㆍ수구의 입장으로 비치고 있고그렇기에 잘못된 대응이다.”

_그렇다면 당내 보수 강경그룹과는왜 직선적으로 맞붙지 않는가. 그렇기에 개혁적 이미지가 사라져 가는 것 아닌가.

“그사람들과 면전에서 얼굴 붉히고 싸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내가 빛을 잃어 가는 것은 감내할 수 있다. 그러나 개혁을바라는 양심세력을 실망시켜 비판 받는 것은 안타깝다. 여권도 언론정국을 통해 개혁세력과 한나라당을 격리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데 그함정에 빠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생각은 없는가. 대선출마 의향은.

“시장선거는 전혀 관심 없다. 당에서 의사타진을 해 오기에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싶다’고 했다. 대선은 1년 후의 일이니 때가 되면 동지들과 의논해서 결정할 일이다.”

_내년 대선이 어떤 의미가있다고 보는가.

“단순히민주당 정부에서 한나라당 정부로 정권 교체를 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권교체는정치의 질적 발전과 국가비전이 연결될 때 의미가 있다. 한나라당의 집권이 이를 담보할 수 있느냐는 나 자신도 확신이 없다.”

_이 총재를 빗댄 것으로 들리는데.

“현정권의 실정으로 민심이 완전히 이탈했는데 이 총재의 지지도가 답보 상태인 것은 이 총재가 그런 비전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 아닌가.”

_이 총재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많은 것 같다.

“YS와 DJ도 야당 총재 시절 비주류나 반대파를 이렇게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당을 이끌어 간 적은 없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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