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4년 7월28일 프랑스의 혁명가 막시밀리앵 로베스피에르가 단두대에서 삶을 마쳤다. 36세였다.프랑스혁명은 수많은 인물을 역사에 기록했지만, 그 가운데 가장 굵은 글씨로 기록된 이름이 로베스피에르일 것이다.
그는 공화주의를 주장하던 자코뱅당에 가입해 그 당의 지도자가 됐고, 왕정이 폐지된 뒤에는 국민공회에 파리 지역1위로 당선됐으며, 이내 급진적인 산악파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가 이끄는 산악파는 공안위원회를 장악한 뒤 공포정치를 통해 소농민과 소부르주아를 기반으로 한 사회민주주의를 꾀했다.
이 산악파 혁명정부를 무너뜨린 것이 테르미도르(熱月) 9일(7월27일)의 쿠데타, 소위 ‘테르미도르의 반동’이었다. 로베스피에르는 쿠데타 이튿날 처형됐다.
테르미도르는 혁명정부가 그레고리오력을 폐지하고 제정한 공화력의 달이름 가운데 하나다. 프랑스에서 공화정이 수립된 1792년 9월22일을 기원으로 삼는 공화력의 달 이름들은 계절의 자연적 특성에 따라 붙여졌다.
그 이름을나열하면 방데미에르(포도의 달), 브뤼메르(안개의 달), 프리메르(서리의 달), 니보즈(눈의 달), 플뤼비오즈(비의 달), 방토즈(바람의 달),제르미날(씨뿌리는 달), 플로레알(꽃의 달), 프레리알(풀밭의 달), 메시도르(수확의 달), 테르미도르(더위의 달), 프뤽티도르(과일의 달)다.
공화력제정 특별위원회를 이끌었던 샤를 질베르 롬은 경과보고서에서 이 새로운 달력체계의 의의를 설명하며 “프랑스국민의 대표자들이 시민적ㆍ정신적 평등을 선포한 바로 그 순간 낮과 밤의 평등이 하늘에 새겨졌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낮과 밤의 평등’이란그 날이 추분이었음을 가리킨다. 이 공화력은 나폴레옹 치하인 1806년에 다시 그레고리오력으로 대치됐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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