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혹스런 이재오총무

‘대통령 탄핵소추 검토’파문의 진원지인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가 안팎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당내에서는 “적절치 못한 시기에 탄핵소추 카드를 빼든” 이 총무의 전략적 미스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고, 당 밖에서는 과거 민주화 동지였던 민주당 이재정(李在楨) 의원까지 나서 그를 성토하고 있다.

이 의원은 “탄핵 검토는 합법을 가장한 무혈 쿠데타 기도”라며 이 총무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총무는 급기야 27일에는 이회창 총재로부터 간접 질책에 가까운 ‘소리’를 들었다.

이 총재는 이날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정국을 과도하게 우리쪽으로 이끌려다 보면 여론을 잃게 된다”면서 “앞으로는 주요 당직자 회의나 총재단 회의를 하기 앞서 당의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듣기에 따라선 원론적 언급일 수도 있었으나, 회의 참석자들은 대체로 이 총무를 향한 언표(言表)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총무의 생각은 달랐다. 이 총재의 ‘당부’가 자기를 겨냥한 게 아닐 뿐더러 당내 비판도 수긍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 국면에서 탄핵검토가 당연하다는 판단을 했고, 현안과 관련한 검토보고는 총무단의 책무 아니냐”는 반박이다. 이재정 의원의 비판에 대해서도 “일일이 대꾸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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