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한드르 톨레도(55) 페루 대통령 당선자가 경제 개혁과 과거 청산을 과제로 안고 28일 잉카제국의 유적지인 마추픽추에서 공식 취임한다.‘잉카제국 영광의 재현’을 슬로건으로 앞으로 5년간 페루를 이끌 톨레도 당선자는 26일 워싱턴에 법률회사를 가진 로베르토 다니노(50)를 총리로 지명하는 등 시장경제옹호론자와 좌익 급진주의자 등을 포함한 새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특히 그는 알베트로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의회 반부패 조사특위 위원장을지낸 다비드 와이스만을 국방부 장관에, 언론인 출신의 개혁론자 페르난도 로스피그리오시를 내무부 장관에 기용했다.
후지모리 집권 10년 동안 권력 유지의 보루였던 이들 자리에 강성 개혁론자를임명한 것은 톨레도 정권이 과거 부패 척결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일본으로 달아난 후지모리 전 대통령과그의 처남으로 최근 일본 국적을 취득한 빅토르 아리토미 신토 전 일본 주재 페루 대사의 송환을 위한 움직임이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톨레도는 취임 전 기자회견에서 “일본과의 관계 증진을 위해서라도후지모리의 운명을 조속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후지모리의 송환을 외교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그는 특히 “국제사회는 후지모리가반드시 사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후지모리의 신병을 인도받기 위해 국제적 중재도 요청할 것임을 내비쳤다.
페루 경찰도 25일 후지모리 정권 때 검찰총장을 지낸 블랑카 넬리다콜란과 지난 대선 때 전국 선거관리사무소장이었던 호세 포르틸로를 체포하는 등 주변 인물에 대한 부패 조사를 통해 후지모리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후지모리는 26일 인터넷 웹사이트를 개설, 자신이 현 정부와언론 의해 정치 탄압을 받고 있는 희생양이라 주장하는 등 ‘원격저항’을 하고 있다. 또 일본 정부가 페루 정부의 후지모리 송환 요구에 아랑곳하지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 같은 노력이 조기에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한편 수도 리마의 헤수스 마리아 구역 자치단체는 26일 일본 정부에대한 정치적 항의표시로 인도와 접한 페루주재 일본 대사관 방호벽을 헐어 버렸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