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밤 산업자원부에 ‘비상’이걸렸다. 이날 낮 산자부가 주최한 ‘외신기자 간담회’말미에 장관이 ‘사견(私見)을 전제로’ 언급한 환율 발언 파문을 막기위해서 였다.
장관은 이날 ‘수출을 감안해 환율이 올라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도 높은 편”이라며1,200~1,250원대가 적정하다고 답변했다.
장관의 발언은 내ㆍ외신 보도는 물론이고 외환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주무당국인 재정경제부가 해명에나서는 등 해프닝을 빚었다.
당연히 산자부도 ‘사견을 전제로 한말일 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의사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공식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나온 장관의 말에서 ‘사견’과‘정부 입장’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 지는 접어 두더라도, 불과하루 전에 업계와 비상대책까지 열어 수출확대를 다그치던 산자부가 할 말은 결코 아니었다.
장관의 ‘설화(舌禍)’가 이 번이 처음도 아니다. 불과 얼마 전에는 ‘북한전력공급 검토’ 발언이 와전돼 곤욕을 치렀고, 모 대학주최 경영포럼에서는 ‘금리를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금융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그 뿐인가, 이미 방침이 확정된 가스공사 민영화에 대한 ‘원점 재검토’ 발언과 대중국 마늘분쟁과관련한 ‘마늘농가 희생감수’ 발언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날 장관의 ‘사견’에대해 “답변을 성의 있게 하려다 보니 안 해도 될 말까지 하신 것”이라고 해명했다.
업무에 대한 장관의 열의와 솔직한 성격이 빚은 해프닝으로 이해하기에는 장관이라는 직책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 외신들은 정부의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장관의 환율 발언을 일제히 주요 기사로 타전했다.
경제부=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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