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정권 출범후 첫 권력투쟁의 무대가 된 26일 인도네시아국민협의회(MPR)의 부통령 결선에서 이슬람계 통일개발당(PPP) 대표 함자 하즈(61)가 승리했다. 함자는 이날 3차 투표에서 집권 민주투쟁당등의 지지를 얻어 골카르당 당수 악바르 탄중(56)을 누르고 당선됐다.신ㆍ구 정치세력과 군부, 종교세력이 각축을 벌인 이번 경선에서 함자 대표가 선출됨에따라 새 정권에서는 메가와티 대통령이 이끄는 개혁진영과 이슬람의 동맹세력이 주류를 형성하게 됐다.
아미엔 라이스 MPR의장이 함자 대표의 선출을적극 밀었고, 압드라흐만 와히드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이 급속히 와해하고 있어 앞으로 이슬람세력은 라이스의 주도하에 친여세력집단으로 자리잡게 될전망이다.
과거 수하르토 군사정권의 권력기반이었던 골카르당과 군부의 재부상을 경계하는 여론이많았던 만큼, 이슬람 세력의 부상은 인도네시아의 정국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메가와티측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히지 않았으나 내심 함자의 당선을 바랐다. 탄중이 선출될 경우 학생운동권과 재야의 항의시위와 PPP의 연정 탈퇴로 정정 불안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함자는 68년 서부 칼리만탄에서 지방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디딘 후 71년 최대이슬람단체 ‘나들라툴 울라마’를 통해 중앙정계로 진출했다가 73년 PPP로 적을옮겼다.
경제학자이기도 한 그는 BJ 하비비 정부에서 투자장관을 지냈으며, 와히드 정부에서도 복지조정장관으로 임명됐다가 와히드와의 불화로 두달만에 떠났다.
그동안 부통령은 별다른 권한이 없는 상징적 자리에 그쳤으나 함자는 이런 경력 덕에 행정, 특히 경제 분야에 문외한인 메가와티가 이끄는연립정부 내에서 힘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함자 역시 이념적 색채는 ‘보수’ 인 데다, 1999년 대선당시 메가와티를 거부했던 인물이어서 개혁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 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더욱이 부통령 경선후 조만간 있을 조각발표를 앞두고 골카르당, 군부측이 핵심요직을 요구하고 나서 다시 각 정파간의 알력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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