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원유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 줄이기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에도 불구, 세계 석유시장은 큰 동요없이 안정세를 유지했다.25일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배럴당 25.36달러, 26.80달러에 거래돼 전날보다 각각 46센트, 49센트 올랐으나, 시장의충격은 예상보다 훨씬 약했다.
당초 분석가들이 예상했던 100만~150만 배럴의 감산 범위에서 최저치로 규모가 결정된데다 기존 계약물량의 잉여분이충분하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이라크의 석유수출 재개로 감산효과는 반감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1개 OPEC 회원국들의 ‘감산이행 의지’ 를 고려할 때 실제 감산량은50만~70만 배럴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 안정에 한 몫했다.
분석가들은올해들어 세번째 단행된 OPEC의 이번 감산 결정이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작용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현행 과잉 물량과 이라크 원유생산재개 등으로 효과는 제한적일 것” 으로 전망했다.
시장의차분한 대응과는 대조적으로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원유가를 올리려는 어떤 시도도 반대한다” 며 “OPEC의 의도가 그렇다면 미국은분명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 발언은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라는 것 외에 에너지 가격 안정이 금리인하, 세금환급과 함께침체된 미국 경제를 되살리는 데 필수적이라는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휘발유에 대한 세금이 낮은 미국 내 석유 수급체계상 원유가가 시장에 미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원유가 상승은 곧바로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칫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산으로 부시 행정부가 핵심 정책의 하나로 추진중인 에너지 자급확대 노력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 감소분이 예상보다 낮은 70만 배럴에 그쳤다고 밝혀 미국 원유수급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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