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전격방문은 한반도를 둘러싼 치열한 4강 외교전의 재개를 의미한다.외형상으로는 작년 7월 푸틴 대통령의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이지만 파장은 단순한 양국관계의 범위를 뛰어 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착상태의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가뜩이나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미사일 방어계획(MD)으로 패권적 지위를 모색하고 있는 시점에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여러모로 주목 받을 만하다.
특히 북한이 미국의MD추진 명분인 ‘불량국가’로 분류되는 점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새로운 공조방식을 모색하리라는 점은 짐작이 간다.
우리가 더욱 눈여겨 봐야 할사항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성사된 배경이다. 북한은 김위원장의 방문에 앞서 러시아측에 최신예 무기제공을 요청해 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한국 및 미국과의 관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과 북한의 열악한 외환사정등을 이유로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합의된 북러의 군사협력 내용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할 일이다.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이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군사적 균형을 훼손해서는안 된다.
정부는 이번 김 위원장의 행보가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하는 듯 하다. 정부의 예측대로 이를 계기로 김 위원장 서울답방이구체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 위원장의 방러를 계기로 확인된 사실은 러시아의 대 한반도 영향력 확대 열망이다. 러시아는 기회 있을 때마다 4자 회담 방식에 불만을 나타냈다.
며칠 전 아세안 안보포럼(ARF)에서이바노프 외상은 기존의 4자 회담 대신 러시아 일본이 참여하는 6자 회담을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는 6자 회담이 현시점에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대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냉전 때의한ㆍ미ㆍ일과 북한ㆍ러시아ㆍ중국 등 3각 공조 복원으로 첨예한 대립각이 형성될 가능성 때문이다. 어쨌든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한반도 긴장완화를위한 행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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