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러시아를 전격 방문한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은 북ㆍ러 국경도시 하산에서 콘스탄틴 폴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 대리인 등의 영접을 받고 다음 기착지인 하바로프스크에도착한 후 숙소에서 여정을 풀고 첫 밤을 보냈다.김 위원장 일행을 태운 특별열차는오전 8시15분(한국시간 오전 6시30분) 하산에 도착했으며, 러시아측은 꽃다발 증정 등 간단한 환영 행사를 가졌다.
김 위원장은 감청색 인민복차림이었으며, 영접을 받는 동안 활짝 웃는 등 밝은 표정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하산에서 김일성(金日成) 전 주석의 1984년 소련방문을 기념해 세워진 영빈관을 방문했다. ‘김일성의 집’으로 불리는 이 단층 목조 건물에는 김 전주석이 앉았던 안락의자 등이 보존돼 있다.
수행원 중에는 1월중국 상하이(上海) 방문을 했을 때 함께 갔던 연형묵(延亨默) 자강도 당 책임비서가 김 위원장을 그림자처럼 보좌,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의 구체적 일정은 러시아 당국이 일체 보안에 부치고 있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현재까지 러시아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모스크바에 도착하기 전에 러시아의 각 도시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한 관계자는 “모스크바까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할 경우 통상 7일 정도 걸린다”며“김 위원장은 모스크바로 향하는 도중 여러 도시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바로프스크역의 한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부친인 김일성(金日成)주석이 소련군 복무 당시 활동했던 하바로프스크 지역을 둘러 보았다”며 “그는 모스크바로 가는 동안 무작정 달리는 열차를 멈추게 한 뒤 그곳에서 하룻밤을 머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인터넷 사이트 스트라나 닷러(Stranar.ru)는 김 위원장이 다음달 1, 2일 T-80U 생산 기지로 유명한 옴스크의 탱크제조 공장을 방문, 무기 도입 상담 등을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노보시비르스크와 이르쿠츠크 등도 방문지로 거론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는 17개객차가 달려 있으며 ‘달리는 집무실’로 불릴 만큼 최첨단 통신설비 등을 갖추고 있다.
열차에는 폴리코프스키 전권 대리인과 150여명의 수행원이 동행하고 있으며 경비와 운행은 북한측이 맡고 있다.
인테르 팍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통과하는 지역에는 대규모 병력이 동원돼 철저하게 경비를 서고있어 마치 계엄 상태를 방불케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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