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의 4년 연속 1조원 순익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세계 철강업계의 장기불황과 가격 폭락, 공급과잉으로 인한 통상마찰 심화 등으로 포철의 상반기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된 데 이어 하반기 회복전망마저 불투명한 데 따른 것이다.
25일 상반기 경영실적과 경영계획을 발표한 유상부(劉常夫) 회장은 “세계 철강업계가 ‘죽음의 계곡’을지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존 자체가 문제”라며 이례적으로 위기의식을 내비쳤다.
포철의 상반기매출액은 5조5,790억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4.8%(2,840억원) 감소했으며 순이익(3,550억원)은 무려 73.3%(9,720억원)나 줄었다.
포철 주가는 이날 실적악화의 직격탄을 맞아 4%가량 폭락, 8만5,000원대로 떨어졌다.
포철이 내놓은 올 순이익목표 8,110억원은 올 4월 철강경기 악화로 한차례 하향 조정한 1조10억원보다 20% 가량 낮을 뿐 아니라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8,800억원수준에도 못미치는 보수적인 수치다.
이 경우 포철은 1998년(1조,1229억원)에서 2000년(1조6,370억원)까지 3년 연속 1조원 순이익 달성에 만족해야 한다.
포철이 올들어 두차례나 경영목표를 하향 수정한 것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세계 철강경기가 둔화하는데다 철강 원료값과 환율은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6월1톤당 364달러였던 열연강판 가격은 1년 만에 254달러로 떨어졌고, 포철의 수출 가격도 지난 해 8월 276달러에서 올 6월에는 193달러로 추락했다.
유 회장은 “열연ㆍ냉연 수출가격은 20년이래 최저 수준”이라며“과거 최고가에 비해 열연은 56%, 냉연은 52% 가격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수요 증가 및 공급업체 통합추세 등으로 3~4% 올랐으며 ,석탄도 7.5~19% 로 크게 올라철강업계의 수지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포철은 경영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비상판매 대책반을 운영하고 전사적인 비용절감 계획을 추진하는 등 긴축경영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포철은 원료비와 경상비 절감을 통해 올해3,000억원의 원가를 절감키로 하고 이미 상반기에 1,267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또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외화부채의 축소를 추진,지난해 26억5,000만달러 였던 외채를 6월 말까지 24억달러로 축소한 데 이어 연말까지 22억7,000만달러로 낮춰가기로 했다.
유 회장은 “철강 가격이 더 떨어져도 이익을 내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내년에 철강가격이 회복될 것인지 전망도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해 철강산업침체가 한동안 지속될 것을 내비쳤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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