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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명 어린생명 안전띠가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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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명 어린생명 안전띠가 구했다

입력
2001.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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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띠는 생명띠였다’25일 오후 경기 성남시에서 초등학생 등 55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산비탈로 추락했으나 모두 안전띠를 맨 덕분에 2명만 크게 다쳤다.

탑승자 대부분이 안전띠를 매지 않아 40명중 21명이 사망한 24일의 경남 진주 판문동 대전-진주고속도로에서의추락사고와 비교할 때 인명피해에 있어 엄청난 차이가 났다. 안전띠가 생사를 확연하게 가른 것이다.

25일 오후 4시20분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이배재 고개에서 성당의 여름캠프를 마친 초등학생들을 태우고 돌아오던 뉴세계로 여행사 소속 경기 76아 7894호(운전사 이태영ㆍ43) 관광버스가 브레이크 고장으로 도로옆 8㎙ 아래 산비탈로 추락했다.

버스에는 운전사와 초등학생 49명, 인솔교사 5명 등 모두 55명이 타고 있었으나 사망자는 없고 초등학생 이수지(11)양등 2명만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부상학생 중 대부분은 경상이거나 찰과상이어서 인근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만 받은 뒤 이날 밤 귀가했다.놀라 달려온 부모들도 부상 정도가 경미하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솔교사 김영환(20)씨는 “이배재 고개 정상을지나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브레이크가 고장났다는 소리에 학생들에게 ‘안전벨트를 확인하라’고 말하는 순간 앞서가던 관광버스를 추돌한 뒤 오른쪽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계곡으로 굴렀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지점은 20㎙ 높이의 낭떠러지였지만 사고버스는 산비탈 아래로 한바퀴 반을 구른 뒤 아카시아 나무에 걸려 거꾸로 매달렸다. 나무에 걸치는 행운도 따랐지만 무엇보다 승객 전원이 안전띠를 맨 상태여서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이미 앞차와의 추돌에 따른 충격으로 유리창 대부분이 부서진 상황이어서 안전띠를 매지 않았다면 상당수가 낭떠러지로 튕겨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인솔교사 조수현(24)씨도“캠프장을 출발하자마자 인솔교사들이 일일이 돌아다니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아이들의 안전띠를 매주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119구조대가 즉각 출동, 안전띠를 맨 채 거꾸로 매달려있던 초등학생과 인솔교사를 30여 분만에 안전하게 구조했다. 사고 버스는 같은 회사 소속 버스 3대와 함께 상대원 성당의 초ㆍ중ㆍ고생과 인솔교사 등 200여명을태우고 강원 평창에 2박3일 여름 캠프를 다녀오던 길이었다.

반면 24일 발생한 대전-진주 고속도로 추락 참사는 상당수 승객이 안전띠를 매지않아 버스 추락 및 전복과정에서 튕겨져 나가거나 이리저리 차체에 부딪히면서 사망했고 다친 20명의 부상자도 대부분 중상을 입었다.

안전띠를 맨김의삼(70)씨 등 몇 명만 부상정도가 경미할 뿐이었다. 골반이 골절되는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은 배춘선(63ㆍ여)씨는 “안전띠를 매지 않았더라면 목숨을 건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경찰서 관계자들은 “부상자들의 진술로 미뤄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 사망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띠가 생명띠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정창효기자

ch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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