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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 주인공들 앞으론 보기힘들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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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 주인공들 앞으론 보기힘들대요"

입력
2001.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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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더 vs 이규화혼잣말을 하듯 낮게 웅얼웅얼거리는 멀더의 목소리는 이규화(46)씨가 평상시 말할 때와 비슷하다.

멀더가 조금 더 낮고 울리는편. “멀더도 변했죠. 처음에는 물불가리지 않고 파고들려고만 하더니 이젠 많이 차분해졌습니다.” 웅얼거리는 듯한 소리는 데이비드 듀코브니와 비슷하지만, 비명을 지를 때는 이씨가 좀더 짧게 내지른다.

‘진실은저 너머 있다’고 믿는 멀더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쉽지는 않아서 “1시즌까지는 좀 헤맸다”고털어놓지만, 멀더다운 멀더를 만들어냈다.

■스컬리 vs 서혜정

“목소리가하나만 있는 건 아니죠. 더빙에 들어가면 저절로 스컬리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서혜정(39)씨가 이야기하는 걸 듣고 있자니 스컬리가 느껴지지 않았다.

한참 흥분한 상태인 듯 여자목소리치고도 가늘고 고음이다.지극히 이성적인 스컬리의 이미지와 달리 질리안 앤더슨과 서씨 모두 목소리 톤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서씨가 연기하는 스컬리는 점점 더 스컬리와비슷해진다. 목소리도 많이 가라앉았다.

성우 이규화, 서혜정씨는 1994년 11월 ‘X파일’의 첫 방송이 나간 후 7년 간 멀더와 스컬리 그 자체였다.

그들의 목소리를 빼놓고는 멀더와 스컬리를 상상하기 어렵다. 극장판 ‘X파일’의멀더, 스컬리가 어색하게 느껴졌던 것도 두 성우의 목소리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6월 29일부터 방송되고 있는 ‘X파일’(KBS2) 7시즌을 끝으로 멀더-스컬리 중심 구도에 변화가 생긴다는 사실이 이씨와 서씨, X파일의 마니아를 안타깝게 한다.

듀코브니 대신 8시즌부터는 ‘터미네이터2’에서 터미네이터로 나왔던 로버트 패트릭이 질리안 앤더슨과 파트너가 된다.

7시즌 마지막회에서 멀더는 외계인에게 납치돼 실종되는 것으로 처리된다. 또 9시즌부터는 스컬리의 비중도 축소될 것이라고알려져 있다.

이씨와 서씨는 “7년 동안 멀더와 스컬리가 함께 X파일을 이끌어왔는데, 같이 끝을 맺고 싶다”고 말한다.

1982년 공채 17기로 입사 동기인 그들에게 X파일은 성우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행운을 다 가져다 준 TV시리즈였다.

이처럼 장기간 유지되기도 어렵지만, 금요일 밤 12시에 편성되고도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나우누리 등 PC통신사마다 1,000명 안팎의동호회를 거느리는 인기를 누리기는 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이름조차 생소한 배우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기회도 쉽게 주어지는 않는다. X파일은 이모든 것을 가능케 한 프로그램이다.

이씨는 존 트래볼타, 앤디 가르시아의 목소리를, 서씨는 제니퍼 제이슨 리, 휘트니휴스턴의 목소리도 낸다.

이씨는 “X파일을 시작한 후로는 괴담 프로그램 내레이션을 많이 맡게 된다”고 말했다. X파일로 두 성우는 인기를 얻었지만, 이미지가 고정되면서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도전이 어려워졌다. “사람들은 멀더와 스컬리다운 목소리만 요구하죠.”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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