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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주 5일 근무제 선결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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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주 5일 근무제 선결조건

입력
2001.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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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 근무제는 하반기 노사관계의 핵심 쟁점이다.지난해말 한국노동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국민의 67.6%는 주 5일 근무제에 찬성하고 31.5%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찬성비율이 훨씬 높았다.주 5일 근무제는 노동계가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것이지만,노ㆍ사ㆍ정이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협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노사정위원회 산하에 근로시간단축 특별위원회를 발족하면서부터다.

이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3일 근로시간단축에 관한 노ㆍ사ㆍ정의기본합의를 도출한바 있으며,현재구체적 단축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왜 주 5일 근무제 도입 또는 근로시간의 단축이 필요할까. 주 5일 근무제가 우리경제에 미치는긍정적 효과는 무엇일까.

첫째, 기업혁신을 촉진할 것이다. 과거 산업화시대에는 장시간노동에 기초하여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지식정보화시대에는 이러한 전통적인 노동방식으로는 결코 일류기업이 될 수 없다.

이제 노동의 양적 투입 전략에서질적 제고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으로 하여금 노동생산성 제고를 위해 생산조직의 개선, 작업시간의 효율화 등 경영혁신을 촉진함으로써 기업체질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이다.

둘째,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것이다.산업재해발생이 줄어들고 개인 및 가족생활을 위한 여가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또한교육훈련 기회가 확대되어 인적 자원의 질을 향상시켜 줄 것이다.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고용기회가 늘어나 실업 감소 효과도 가져올것이다.

한실증분석에 의하면 1989~1991년 법정 근로시간이 주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단축되었을 때 고용이4.7%창출된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국민경제의 성숙을 촉진할것이다.문화·관광·레저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전반적인 소비가 늘어나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인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경쟁력이 취약한 업종의구조조정을 유도함으로써 산업구조 개선을 촉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가이미지를 개선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장시간노동국가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

또한 OECD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하지 않고있다.따라서주 5일 근무제 도입은 국가이미지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 같은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기업에 큰 부담이 될수 있다.노동비용이 증가하고 고용을 늘려야 하며, 생산조직 개선도 고통과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 5일 근무제가 근로자·기업·국민경제에주는 선순환 효과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업종별·규모별 특성을 감안하여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업종에 따라서는,그리고 중소기업의 경우 단시간에 주 5일 근무제로의 전환이 어렵고, 노동비용 증가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적응을 위한시간적 여유를 주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근로시간제도의 유연화를 추진해야한다. 근로시간제도의 유연화를 통해 노동의 시간적 투입은 줄이되 질적 효율은 높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2주 단위와 1개월 단위만 허용되는 탄력적근로시간제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셋째, 복잡한 휴일·휴가제를 정비해야한다.주·월·연차휴가를국제수준에 맞추어 정비하고,연·월차를휴가로 활용하지 않고 수당으로 보상하는 관행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ㆍ사ㆍ정의 협의와 국민적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을 충실히 해야 한다. 그리하여 주 5일 근무제 추진과정에서 발생할수도 있는 이견과 갈등을 최소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원덕 한국노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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