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핵심 브레인인 콘돌리사 라이스(46) 백악관국가안보 담당 보좌관이 미사일 협상 외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백악관 사상 최초의 흑인출신 여성 안보보좌관으로 부시 정부의 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라이스는25일부터 모스크바를 방문, 미사일방어(MD)구상과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개정, 핵무기 감축 등의 현안을 놓고 러시아 측과 협상을 시작한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1989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소련 담당국장겸 대통령 특별보좌역으로 발탁돼 소련 전문가로 이름을 떨쳤다. 당시 라이스는 폴란드 민주화 개혁을 돕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옛 소련에 영향을미친 정책을 많이 입안했다.
스탠퍼드대 교수로서의 학문적 연구를 통해 유창한 러시아어 실력과 군비 통제에 관한 전문 지식과 협상력까지 갖춘 그가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주목된다.
라이스는 23일 “MD 추진 상황이 수개월내에 ABM 협정에 저촉되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면서 “러시아측과의대화는 군비통제 ‘협상’이 아니라 ‘협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측의 반응에 구애되지 않고 MD를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한것이다.
라이스는 그러면서도 “우리는 협정을 위반했다는 비난을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협정을 존중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말해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온건한 보수주의자이며 실용주의자인 라이스는 러시아를 전략적 경쟁자로 간주, 미국의 이익을 지킨다는 노선을 부시대통령과 공유하고 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 이익 추구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것으로 본다면 오산”이라면서 “이런 시도를 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러시아측을 설득해 과연 새로운 전략적 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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