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대전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관광버스사고는 운전 부주의와 승객들의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어처구니 없는 참사였다.사고버스가 시속 130km인 안전속도를 훨씬 초과해 달린 데다 50,60대인 승객 대부분이 안전띠를 매지않은 채 서서 노래를 부르는 등 고속도로에서의 기본적인 안전수칙마저 지키지 않아 운전사와 승객 40명중 절반이 사망할 정도로 인명피해가 컸다.
■사고순간
계곡 물놀이를 끝낸 승객을 태운 사고버스는 오후 5시58분께 귀가 길을 서두르기 위해 산청에서 진주쪽으로 편도 2차로 중 1차로를 과속으로 질주하다 서진주 톨게이트 2km 전방에서 갑자기 나타난 무인속도측정 카메라를 보고 급제동하면서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었다.
사고현장의 스키드 마크(급제동후 바퀴자국)가 무려 51.9m나 될 정도로 엄청난 과속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간 버스가 갑자기 미끄러지면서 바깥쪽으로 튕겨나갔고 고속도로 가드레일 등을 들이받고 50m가량 달리다 15m높이 아래 농로로 곤두박질 친 뒤 3,4차례 굴렀다.
버스에 함께 탔다 중상을 입은 김의삼(70ㆍ부산 동구 좌천동)씨는 “승객 대부분이 50,60대로 아예 안전벨트를 맬 생각조차 않고 서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사고버스가 파열음을 내면서 질주하더니 마치 날 듯이 순식간에 농로로 떨어졌다.
■ 사고현장
사고버스는 15m아래로 떨어진 충격에다 몇 차례 구르는 바람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찌그러졌다.
버스 천정은 의자와 맞닿을 정도로 내려앉아 그 틈에 낀 부상자들의 “살려달라”는 아우성과 신음소리로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버스 내부는 시트고 바닥이고 가릴 것 없이 피범벅이었다. 일부 승객은 버스가 구르면서 튕겨나가 몇몇 사망자들의 시신은 버스에서 10~20m나 떨어져 있었고 중상자들도 버스 주변에 널부러져 신음하는 등 아수라장이었다.
사망자 대부분이 목이 부러진 채 숨져 사고 당시의 충격을 가늠케 했다.
■구조 및 후송
사고가 나자 주변에서 일하던 농민들이 급히 달려와 부상자 구조에 나섰으나 버스 내부는 구조가 불가능할 정도로 찌그러져 발만 동동 굴렀다.
신고를 받고 경찰과 119구 구조대 등 50여명과 진주 산청 등 인근 지역의 응급차가 총출동, 긴급 구조에 나섰으나 상당수가 숨진 뒤였다.
사망자와 부상자들은 진주의료원 한일병원 경상대병원 반도병원 고려병원 복음병원 등진주시내 6개 병원에 분산 후송됐다.
■ 병원 및 유족 표정
사고 소식을 듣고 이날 밤 경상대 병원 등 진주시 일대 병원으로 몰려든 사고 버스 탑승자가족들은 생존자 및 사망자 명단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부산 사상구 주례1동 동네주부 5명은 이날 계모임에 나섰다 한꺼번에 참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경상을 입은 정순자(50ㆍ여ㆍ미용사)씨는 “함께 간 동네사람들은 괜찮느냐”며“이런 사고를 당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오열했다.
숨진 운전자 장두성씨의 부인은 “지난 30년동안 접촉사고 한번 낸적이 없었는데…”라며 넋을 잃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정창효기자
ch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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