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아들을 잃은 후 도시에서 한적한 시골의 저택으로 이사한소설가 부부. 엘렌(아만다 플러머)이 샤워를 마치고 욕실 거울을 보는데 수증기가 뿌연 가운데 ‘7’이라는 숫자가 선명하다. 아무 생각 없이 지워버리지만그게 ‘죽음까지 7일 남았다’는 경고였을 줄이야.독일영화 ‘세븐 데이 투 리브(7 Days to Live)’에서는 마치 환영처럼 죽음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하루하루 숫자가 줄어든다.
‘6’은 교통표지판에서, ‘5’는 라디오방송에서, ‘4’는 찬장 유리에 반사된 모습에서 발견되고, 스크램블게임을 할 때 골라든 알파벳은 묘하게 ‘3일(three days)’이다.
환영과 악몽 때문에 엘렌은 미쳐버릴 지경인데,남편 마틴(숀 퍼트위)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소설 쓰기에만 열중한다.
이틀을 남겨두고 돌변한 마틴. 부부는 상대를 죽이지 못해 안달난 것처럼식칼을 들고 서로를 공격해댄다.
‘세븐 데이 투 리브’의 제한된 시간(7일)과 밀폐된 공간(저택)은 공포영화에서 익숙한 장치이다. 왜곡된 앵글로 늪 속의 해골을 잡아내는 등 낡은 저택의 안팎을 배회하는 카메라나 긴장감을 높여주는 음악도 끊임없이 비명을 유도해 내려고 한다.
중세시대의 억울한 죽음에서 비롯된 저주받은 원혼도 참신한 것은아니다. 공포영화 장르에서는 이미 파격이 지극히 평범하게 돼 버렸다.
마틴이 엘렌에게 말한다. “나도 내가 악역인것 알아.” ‘스크림’에서나 나올 법한 대사지만 ‘세븐 데이 투 리브’에는그런 젊은 감각, 파격이 녹아들어 있지 않다.
아만다 플러머는 ‘펄프 픽션’에서여자좀도둑 ‘허니 버니’로 출연했던 배우. 감독 세바스찬 니만. 28일 개봉.
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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