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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30대 기업집단…재계-정부 재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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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30대 기업집단…재계-정부 재격돌

입력
2001.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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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는 주가를 떨어뜨린다.”(재계) “천만에. 집단소송제는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다.”(정부)정부와 재계의 규제완화공방 2라운드가 시작됐다. 5월 규제완화 방향과 폭을 놓고 이미 한판 대결을 벌였던 정ㆍ재계는22일부터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하계 세미나에서 집단소송제와 30대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제 등 핵심현안에서 또 한차례 첨예한 시각차를 노출했다.

이에 따라 제2단계 기업규제 완화(8월 말)를 위한 향후 정ㆍ재계 협의과정도 큰 진통이 예상된다.

▼재계=22일 기자간담회에서 손길승(孫吉丞) SK텔레콤 회장은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SK텔레콤이나 삼성전자 같은) 잘 되는 기업만 피해를 보고결국 주가가 떨어져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도 “집단소송제는 영미법 전통을 따르는 몇몇 국가에서만 시행되는 제도로 소송남용으로 결국 법률회사만 돈벌게 될 것”이라며 “기존대표 소송제만 잘 활용해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30대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에 대해서도 손 부회장은 “경제력 집중은 시장의 힘으로 억제해야지 법에 의할 경우 실패한다”며 폐지를 거듭 강조했다.

재계의 불만은 정부의 정책행태 전반으로 이어졌다. 손길승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거치면서 사업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기업이 어디 있는가”라며 “정부가 이걸 해라 마라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손 부회장도 “정부는 심판만 봐야하는데 감독, 코치에 골까지 직접 넣으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전경련 하계세미나 연사로 참석한 김진표(金振杓) 재정경제부 차관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손길승 회장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집단소송제가 시행되면 기업의 경영투명성과 신뢰도가 높아져 주가가 다른 기업과 더욱 차별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차관은 “집단소송제는 증권관련 투자자 보호에 직결된 분야와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에만국한될 것”이라며 “이로 인한 국민경제적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30대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 폐지요구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김 차관은 “이미 5월 규제완화때 출자총액 제한제도의 예외인정폭을 대폭 확대했고 이는 정기국회때법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30대 집단지정제 폐지문제는 IMF사태를 야기했던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이나경영 투명성 결여문제에 대한 방치장치 마련과 함께 검토해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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