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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대출이 살길"

입력
2001.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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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저금리 시대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확실히 고수익을 보장하는 개인 신용대출 늘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상반기까지 사활을걸고 경쟁을 벌였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이자 마진도 그다지 높지 않은 상태.게다가 금융 당국이 신용대출 확대를 독려하고있고, 한국은행까지 나서 대출금리 인하를 종용하고 있어 “그나마 금리가 높은신용대출을 늘리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문턱 낮아지는 신용대출

서울은행은 23일 직장인들을대상으로 최고 2,000만원까지 무보증 신용대출을 해주는 ‘직장인 신용대출’을 내놓았다. 이 상품의가장 큰 특징은 대상 직종을 정해놓고 직급에 따라 대출한도가 정해지도록 한 것.

예를 들어 법인 기업체 근로자의 경우 임원급은 2,000만원,부장급은 1,500만원, 과장급은 1,000만원, 일반 직원은 500만원까지 신용대출이 가능하다. 금리는 직급에 따라 차이없이 연 10%가 일괄적용된다. 서울은행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거나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연 9.75%의 금리가 적용된다.

조흥은행은 우량고객 130만명을 선정, 신분증만 가져오면 서류 없이도 1,000만원을 바로 빌려주는 ‘개인대출 사전승인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하나은행은 신용대출 한도금액을 최근 200만~1,000만원 상향 조정했고, 한미은행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드론 대출’을 도입해 최고1,000만원까지 신용대출해주고 있다.

■ 서민금융기관 역할까지 대신한다

전북은행은 지난달 은행권에서 최초로 전국 시장상인들을대상으로 연 15.7%의 금리로 1,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을 선보였다. 사채시장에서 통용되는 ‘일수 대출’ 방식을 도입한 이 상품은 대출고객이 매일매일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야 한다.

제일은행도 무보증 신용대출 상품인 ‘퀵 캐시론’을 선보이고 있다. 소득원만 확인이 되면 최고 700만원까지 연 13.9~22.9%의 금리로 대출을해주고 있다. 연 22.9%의 금리는 현재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

이에 따라 은행권이 사채시장이나 서민금융기관 역할까지 대신하며 무리하게 장삿속만 챙긴다는 여론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주택은행관계자는 “11등급의 신용등급 중 현재 신용대출이불가능한 8~9등급 고객에게 연 14.5~17.0%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해주는 방안을 놓고 검토중”이라며 “하지만 여론의 비판이 우려돼 대부분 은행이 쉽게 결정을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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