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에 만화적인 내용과 기법이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로펌’ 후속으로 8월 1일부터 시작할 SBS 수목 미니시리즈 ‘수호천사’ (이희명 극본, 김영섭 연출) 역시 황당무계한 사랑과 간결하고 코믹한 터치, 그리고 선악의 대립구도 등으로 버무려진 만화같은 드라마이다.작가 이희명씨가 그 동안 선보였던 ‘미스터 Q’ , ‘토마토’ 와 무늬만 다를 뿐 기본 얼개는 복제 드라마라 할 정도로 비슷하다.
등장인물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송혜교와 김민은 극중극단적인 성격으로 대립하는 주인공들이다. ‘미스터 Q’, ‘토마토’ 에서 가난하지만 착하고 실력있는 디자이너로 나왔던 김희선의 역할은 송혜교로 옮겨갔다.
송혜교는 이 드라마에서 고아로 태어났지만 착하고 밝은 성격으로 죽은 언니의 아들을 키우며 진실되게 살아가는대학생이다.
‘미스터 Q’와 ‘토마토’ 에서 악녀 역할을 했던 송윤아와 김지영의 몫을 ‘수호천사’ 에선 김민이 맡았다.
음료회사 회장 비서실 직원으로 가난 때문에 힘든 시절을 겪었던 그는 부와 권력에 집착이 강한 인물로 그려진다.
남자 주인공 역시 대비되는 두 인물을 전면에 배치했다. 음료회사 회장이 젊은날 바람 피워 낳은 아들로 아버지도 모른 채 자랐으며 의리가 강하고 술수를 부리지 않는 건달로 김민종이 출연한다.
코믹 연기로 잘 알려진 윤다훈은 김민종과 성격이 상반되는 인물로 출세를 위해 조카까지도 죽이는 잔인한 캐릭터이다.
‘토마토’와 ‘미스터Q’ 에서 코믹스런 연기로 극 중 감초역할을 했던 박광정,권해효, 정원중의 역할은 ‘수호천사’ 에서는 김보성을 비롯, 장항선, 김승욱, 최재원 등이맡았다.
“고단하고 힘든 세상에서 외롭고 지칠 때 누군가 자신을 지켜주기를 바란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 돈과 권력이 아니라 사랑이라는것을 보여주고 싶다.” 제작진이 밝힌 기획의도다.
물론 이 드라마에서도 전혀 빛깔이 다른 두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는 대학생송혜교와 건달 김민종의 순수한 사랑이고, 하나는 배신으로 얼룩진 윤다훈과 김민의 지극히 계산적인 사랑이다.
‘토마토’ 와 ‘미스터 Q’ 의 높은 시청률이 이를 입증하듯, ‘수호천사’ 역시 많은 시청자들을 TV 앞에 붙들어 둘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재미는 주었을지 모르지만 감동은 없었다.극단적인 대립과 갈등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비록 만화 같은 얼개를 가졌더라도, 사람 냄새 나는 작품, 기존의 작품과 차별화한 독창적인 트렌디드라마를 기대한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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