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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발이 해냈다…10언더파 생애 첫 메이저대회 정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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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발이 해냈다…10언더파 생애 첫 메이저대회 정상에

입력
2001.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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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8번홀(파4ㆍ412야드). 핀을 3.6㎙ 앞두고 조심스럽게 굴린 파퍼팅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 130회 전통의 관례대로 갤러리들이 그린 주위를 에워쌌다.1년전 브리티시오픈, 석달 전 마스터스 무대에서 절친한 사이인 타이거우즈(25)의 우승 세레모니를 부러운 시선으로 구경했던 데이비드 듀발(29ㆍ이상 미국)은 은제 ‘클라렛 저그(Claret Jug)’를 높이 들며환하게 웃었다.

1998년 상금랭킹선두(259만1,031달러), 평균조정타수 1위(69.13타)에 올라 아놀드파머상과 바든트로피를 동시에 수상했고, 이듬 해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듀발.

하지만 데뷔후 9년동안 미 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12승을 거둔 출중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유독 메이저대회에만 나서면 꼬리를 내렸다.그래서 언젠가부터 ‘새가슴’이라는 불명예스런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느낌이 좋다”던 듀발. 결코 대외용발언이 아니었다.

듀발은 23일 새벽(한국시간)영국

(파71)에서 끝난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총상금 495만달러) 4라운드서 버디 5, 보기 1개로연착륙,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우승컵을 품었다. 상금은 85만8,000달러.

‘유럽의 희망’ 세르히오 가르시아(21ㆍ스페인)는 합계5언더파 279타로 공동 9위, ‘홈팬의 우상’ 콜린 몽고메리(38ㆍ스코틀랜드)는 합계 4언더파 280타로 공동 13위에 그쳐 유럽대륙에 우승컵을선사하지 못했다.

지난 해 챔피언 우즈는 이븐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합계 1언더파 283타로 경기를 마감, 자신의 메이저대회 출전사상 최악의성적인 공동 25위에 그쳐 US오픈부터 최근 4개 대회 연속 톱10에서 밀려났다.

“상상도 못했던 순간이내 눈 앞에 펼쳐졌다”고 소감을 밝힌 듀발은 약혼녀 줄리 맥아서와 나란히 서서 “사실 압박감이 너무 컸고 그것을 극복해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TV로 아들의 경기 장면을 지켜본 시니어골퍼 밥 듀발은 “우즈가 그보다 더 잘하지 않았다면 내 아들은 이미 마스터스만 3차례정도 우승했을 것이다.

집에 돌아오면 우승컵에 코냑을 가득 따라 축배를 들 것”이라며 흥분했다. AP통신은 ‘킹 데이비드’ ‘골리앗 데이비드’이라는제목으로 듀발의 우승을 축하했고, 영국의 가디언은 ‘바보(Chump)가 챔프(Champ)로 다시 태어났다’고 높이 평가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듀발 '메이저 25전26기'

‘아이스맨(IceMan)’ ‘가면을 쓴 포커페이스’ …. 강한 햇빛에 눈이 충혈되고 반점이 나타나끼게 된 검은 선글래스 탓에 붙게 된 별명들이다. 하지만 외모와 달리 데이비드 듀발(29)의 눈가에는 의외로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듀발은 고향인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시니어투어 우승 경력이 있는 아버지밥 듀발에게 일찍 골프를 배웠다. 자질도 타고났다. 형이 골수이상으로 인한 빈혈로 죽고 부모가 이혼하면서 어린 듀발에게 골프는 삶의 유일한 돌파구였다.

밤늦게까지 연습장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고, 이것이 지금과 같은 콤팩트스윙을 만들어 냈다. 이후 US주니어아마선수권에서 우승했고, 조지아공대시절4차례나 전미 최고선수에 뽑혀 예비스타로 주목받았다.

뒷심 부족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손에 넣지 못한 것은 또 하나의 콤플렉스였다.그의 아버지와 친구들은 “듀발은 평소 메이저대회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무려 25번이나 메이저대회에 도전했지만 한 차례도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한 저간의 사정을 감안하면 그럴만도 했다.

미국의 유명 골프월간지 골프다이제스트가 브리티시오픈 개막전에 실시한 ‘메이저대회 무관(無冠)의 선수중 최고의 골퍼는 누구인가’라는 여론조사에서 무려 46.7%를 획득, 필 미켈슨(33.7%)를 제치고 1위에 올라 기량만큼은 메이저급임을 두루 인정받았다.

1997년 말부터 약 16개월동안 18개 대회에 출전, 11차례 우승을 차지해한때 타이거 우즈를 세계 2위로 밀어냈던 듀발. NBC 해설위원 마이크 첼리지크는 “마지막 메이저대회인PGA챔피언십(8월16~19일)에서 듀발과 우즈가 챔피언조로 4라운드에 나서는 드림조가 나오길 기대한다. 듀발이 메이저대회를 우승한 것은 골프의 승리다”라며 크게 칭찬했다.

지난 해부터 자신감 상실과 부상으로 주춤했던 듀발이 과연 우즈와 양강체제를 형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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