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도 자꾸 보면 정든다.’ 투르 드 프랑스 3연패(連覇)를 노리는 랜스 암스트롱(29ㆍ미국)과얀 울리히(27ㆍ독일). 1996년 이 대회에 혜성같이 등장, 2위를 차지한 울리히는 97년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지난 해에는 암스트롱에 뒤져2위에 그쳤다. 올해도 20개 구간중 내리막 6개 구간만을 남겨둔 현재 암스트롱에 5분13초나 뒤져 2위에 만족해야 할 입장이다.울리히는 23일 5개 산악코스중 마지막 코스인 제 14구간 타르브-루즈아르디뎅(141.5㎞)에서4시간25분38초를 기록, 암스트롱과 나란히(판독 순위차 3위) 들어왔다. 이날 울리히에 앞서 달리던 암스트롱은 막판 속도를 줄이며 울리히에 추월을허용하는 아량을 베풀었다.
울리히도 먼저 악수를 청하며 완패를 깨끗이 시인했다. 수일전 산악코스에서도 속도를 줄이며 뒤따라오던 울리히에 “괜찮냐”고물어보기까지 했던 암스트롱은 자신의 최대 라이벌에 정이 들어도 단단히 든 셈. 이를 두고 혹자는 건방지다고 할 지모르지만 23일간 3,600여㎞를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에서만 발휘될 수 있는 사나이끼리의 우정인지도 모른다.
암스트롱은 “사람들이 내 표정이 힘들어보이지 않는다고 놀라지만 내 표정은 6개월간 혹독한 훈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나는이 레이스의 모든 것을 즐긴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울리히도 “암스트롱은 훨씬 더 강해졌다”며“한마디로그를 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칭찬했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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