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폭격훈련장 매향리의 폭탄과 탄피로 '반미(反美) 조형물'을 만들었던 민중미술가 임옥상(51)씨와 목가적인 알프스의 나라 스위스가 한반도의 분단때문에 인연을 맺는다.8월 1일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 캠프에서 열리는 제710주년 스위스 건국기념일 리셉션에서는임씨가 만든 암소 조형물이 선보일 예정이다.
스위스 중감 위원들은 하늘로 날아오를 듯 거대한 날개를 펼친 이 알루미늄 암소(길이 2m, 너비3m50cm)를 '엘자'(Elsa)로 이름 짓고 녹음이 푸르른 캠프 앞뜰에 풀어 놓겠다고 한다.
임씨는 처음 스위스대사관을 통해 중감위측의 아이디어를 접할 때만 해도 별다른 감흥은 없었는데 현장탐방후 의욕이 생겼다.
“너무 따뜻하고 고요한 봄날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비무장지대가 있고 중감위가 현존했습니다. 일상에서잊어 버리기 쉬운 분단의 현실을 '엘자'를 통해 일깨워 주고 싶었습니다.”
임씨에게 맡겨진 것은 풀을 뜯는 형상의 소. "판문점에서 저는 자유를 떠올렸습니다. 소에게도자유를 주자. 날개를 달기로 했습니다. 소는 우유와 노동력, 마지막에는 고기까지 제공합니다. 소에게 자신을 공격하는 인간을 되받아칠 수 있도록포크와 나이프를 줬습니다."
판문점으로 가는 길 옆 파주시 도내리 작업장. 임옥상씨는 알루미늄 주물로 소의 몸통을 만든 뒤 고물상에서구입한 1만여개의 양식 포크, 나이프, 숟가락으로 두 날개를 엮어 독특한 조형미와 번쩍이는 광택의 엘자를 마무리해 가는 중이다.
임씨는 스위스대사관은스위스관광청, 문화홍보청의 재정 지원으로 작품을 완성하고 있는 중이다.
/파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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