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수입은 최소 연 6억원 이상, 신고한 수입은 수천만원….’개업 의사들의 수입은 막대한 규모지만 세무당국에 대한 신고금액은 ‘쥐꼬리’라는 시민단체 등의 지적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시민단체 등은 이에 따라 의사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해 세금을 무겁게 물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진료분 심사결정 내역을 분석한 결과, 보험급여를 청구한 의원 1만5,188곳(대부분 의사 1명이 운영) 중 하루 내원 환자수 150명 이상은 10.1%, 200명 이상은 4.4%에 달했다.
이들 의원에 대해 외래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진찰료 및 처방비)수입 1만2,800원(본인부담금 포함)을 적용할 경우, 하루 150명을 진료하는 의사는 일일 192만원(월 25일 기준), 연간으로는 6억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원은 밝혔다.
환자 200명을 보는 의사는 하루 256만원, 연간으로는 8억원에 육박하는 수입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사 수입에는 입원 및 수술 환자 진료비, 각종 검사비, 비보험진료비 등은 제외돼 있어 실제 수입 규모는 더욱 클 것”이라며 “상당수 의사의 연수입이 6억원을 넘고 순수입도 2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당수 의사의 신고 수입은 ‘월급쟁이’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의원 중에서도 수입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형외과의 경우 절반(49%) 정도가 연간 수입이 4,000만원 이하(99년 소득 기준)라고 신고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의사들의 소득신고액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월 소득을 22만원이라고 신고하고 건강보험 청구액은 800만~900만원인 의사도 상당수인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단체들은 “잇따른 의보수가 인상으로 의사들의 배만 불린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수가 인하와 철저한 세무조사를 촉구했다.
경실련 이강원(李康源) 정책부실장은 “서민들이 고소득 의사들의 세금을 대신 내주고 있는 꼴”이라며 “의사들이 봉급생활자처럼 세금을 정직하게 낼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인 대책이 시급하다”지적했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지난 4월 소득신고누락혐의가 있는 전국 성형외과 93곳을 특별 세무조사한 데 이어, 의사 7,200여명을 중점관리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고소득 의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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