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13억 인구를무기로 고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까지 극적으로 유치, 새로운 도약을 위한양 날개를 달았다.‘세계의 공장’에서 ‘세계경제의 심장’으로 변모하는 중국경제의 실상과 한국의 과제를 시리즈로 점검해본다.
중국은 세계 경제의 ‘용광로’다. 세계 일류의 첨단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돈과 기술을 싸들고 앞다퉈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세계 500대 기업 중 400대 기업이 중국에 투자, ‘중국을 잃으면 미래를 잃는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사활을 건 경제올림픽을 치르고 있다.
WTO 가입과 올림픽 유치로 중국행 골드러시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최근 중국특별보고서에서 특히 중국의 은행ㆍ보험 등 금융업종과 인터넷 서비스와 유통분야 등에서 폭발적인 변화가 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거대한 벤처국가다.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을 외친 이후 미답(未踏)의사회주의 속 자본주의 경제 실험이 대륙을 휩쓸고 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잡는 일, 즉 13억 인민을 배불리 먹고 살리기 위해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은 20여년간 평균 9.6%의 고도성장을 지속, 2000년 국내총생산(GDP) 1조달러 돌파로 세계 7개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중국이 201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이 현실로 다가서는 느낌이다. 중국은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중국은 더 이상 인해전술과 만만디의 나라가 아니다. 품질과 서비스, 그리고 벤처정신으로 무장한 채 쾌속 질주하고 있다.
정부는 간부급 중앙공무원의 절반 가량을 줄이고 비효율의 대명사였던 국유기업을 통폐합하고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는등 과감하고 일사불란한 구조조정으로 개혁을 이끌고 있다.
일선 공무원들은 외자유치를 위해 ‘넥타이’를 풀었고 해외 유학파가 주축이 된 젊은 인재들은 하이테크 강국을 꿈꾸며 첨단산업단지의 불을 밝히고 있다. 오늘 중국은 생명력이 넘쳐 나는 젊은 대륙이다.
그런 중국이 최근 한국의 경제발전을 본받기 위해 96년부터 국가경제무역위원회 산하에 운영하던 한국 연구팀의 간판을 내렸다. 한국에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뜻이다. 이미 중국은 가전과 섬유 등 굴뚝산업은 물론이고 정보통신과 정밀과학 등 첨단산업에서도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월라(朴月羅) 베이징 소장은 “중국이 올림픽유치를 계기로 상상이상의 에너지를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을 국가정책의 중요 변수로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5년 내 아시아를 이끄는 기관차로 성장할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이 확정된 다음날 운외이바오(文匯報)에 실린 머릿기사의 제목이다. 노사갈등과 구조조정 지연, 경제리더십 부족 등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는 우리의 좌표는 5년후 어디에 매김하고 있을까.
김병주기자
bjkim@hk.co.kr
장학만기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