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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여행…돌·물·세월이 빚어낸 천연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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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여행…돌·물·세월이 빚어낸 천연냉장고

입력
2001.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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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이 따로 없다.더운데다 습기까지 가득하다.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으로 달래자니 가슴이 답답하고, 도시를 탈출하자니 장마전선이 예사롭지 않다.땅속 여행을 떠나자.평균 온도 섭씨 10여 도. 덥기는커녕 긴 옷을 걸쳐야 할 지경이다. 비가 쏟아지면 어떠랴. 바깥 세상의 일일 뿐이다. 그 곳에는 물과 돌과 세월이만들어낸 자연의 역작이 숨쉬고 있다.

▦고수동굴(충북 단양군 단양읍 고수리)

단양8경과 함께 단양의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동굴. 단양은 온달, 노동, 천동 등 동굴이 밀집한 석회암 지형인데 그 중 고수동굴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천연기념물 제256호로지정돼 있는 고수동굴의 관람코스는 약 1,700㎙. 40분 정도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피난 길에 오른 밀양 박씨가 이 곳에 정착했는데당시 키 큰 풀(姑)이 많이 우거져(藪) 이 곳의 이름을 ‘고수’라고 부르게 됐다. 사계절 섭씨 13~15도를 유지하고 있다.

고수동굴은 석회석동굴 중에서도 빼어난 역동미를 자랑한다. 종유석과 석순의 모양이 거친 칼날처럼 굽이치고 스케일도 장대하다.

사자바위, 문어바위, 독수리바위, 마리아상등 기이하게 생긴 각종 종유석과 석순에 이름이 붙었다. 근처의 충주호와 단양8경을 연계하면 훌륭한 테마여행이 될 수 있다. 고수동굴문화재관리소(043)422-1146

▦화암동굴(강원 정선군 동면 화암리)

화암동굴은1934년에 발견됐다. 일제시대 전국 생산량 5위의 대형 금광인 천포광산이 있었다. 광부들이 갱도를 계속 파들어가다가 어마어마한 공간과 만났는데칠흑같은 어둠 속에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세계가 숨어있었다.

동굴은 그 후 59년이 지난 1993년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가 정선군이개보수작업을 한 후 지난 해 6월 국내 유일의 테마동굴로서 재개장했다.

화암동굴의테마는 ‘금과 대자연의 만남’. 땅 속의 공간을 연결해 1,803㎙의 관람코스를 조성했다.

절반은 금 박물관, 나머지 절반은 석회암 절경지대이다.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금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에 모자람이 없다.

‘역사의 장’, ‘동화의 나라’, ‘금의 세계’ 등 테마별로 전시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만나는 것이 동굴의 하이라이트인 천연동굴이다.

동양 최대 규모로 알려진 유석폭포를 비롯해 대형 석주와 석순이 부지기수이다. 섭씨 17도의땅속에서 1시간 30분을 지낸다.

관리사무소 (033)560-7062 ▦환선굴(강원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환선굴은 동양에서 가장 큰 석회암 동굴이다.

1997년 10월부터 일반에공개됐다. 총 연장이 6.2㎞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중 1.6㎞ 부분이 공개됐다.

노화와 회춘이 반복되는 살아있는 굴로, 성장기부터 쇄락기까지동굴의 모든 것을 구비하고 있다. 섭씨 10~12도를 유지한다.

모든 관람로는 쇠로 만든 다리와 난간으로 되어있다. 여행객들은 발에 흙 한점 묻히지 않고 굴을 샅샅이 훑을 수 있다.

대충 보면 1시간, 메모라도 하려면 2시간은 족히 걸린다. 말이 굴이지 지하에 만들어진 또 다른 세상이다.

거대한 규모에 입이 먼저 벌어진다. 가장 먼저 만나는 제1폭포를 시작으로 연이어 오련폭포, 흑백유석, 꿈의 궁전, 도깨비 방망이, 대머리형 석순,악마의 발톱 등 아름다운 세상이 계속 모습을 나타낸다. 깜짝 코스도 있다.

지옥교와 참회의 다리이다. 무심코 다리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비명을지르기도 한다. 밧줄로 만들어진 출렁다리이기 때문이다.

관리사무소 (033)541-9266 ▦성류굴(경북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울진의 왕피천이 선유산을 휘감아 도는 곳에 위치한 성류굴은 천연기념물 제155호로 지정된 천연석회암동굴이다.

전장 472㎙로 종유석과석순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왕피천과 맥이 닿고 있는 5개의 연못에는 많은 어류가 서식하고 있다. 성류굴의 원래 이름은 선유굴이었다.

신선이 노닐 만큼 주변경관이 아름답기 때문이다.지금의 성류굴이라는 이름은 임진왜란 때 생겨났다. 전쟁이 터지자 굴 앞의 절에 있던 불상을 굴 속으로 피난시켰다.

‘성불(聖佛)이 유(留)한굴’이어서 ‘성류굴’이라 부르게 됐다. 당시 마을 주민들도 이 곳으로 피난했는데왜적이 굴 입구를 막아 모두 굶어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도 전해내려 온다.

동굴은 직선형으로 평탄하다. 연무동석실, 은하천, 오작교, 용신지, 용신교 등으로이어지는 광장은 저마다 신비경을 뽐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세 분의 부처님이 일렬로 서 있는 듯한 삼불상이 압권이다. 성류굴관리사무소(054)782-4006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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