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수출 총액은 727억3,000만 달러. 이 중 미국이 145억800만달러 로 19.9%를 차지한다.EU(13.2%)와 일본(11.9%), 중국 (11.7%)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전체 수출의 절반이 넘는 57%가 4개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수출 품목도 편식이 심하다.
반도체(11.1%), 자동차(7.8%), 선박(7.2%), 컴퓨터(7.1%),석유화학(5.6%) 등이 몇 년째 변하지 않는 단골 상품이다.
이 같은 지역ㆍ품목의 ‘편식’ 때문에 최근 우리 수출은 절름발이 걸음을 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져들면서 수출전선에도 몇 달째 적신호가 켜져 있다.
정부와 산업계가 ‘수출전선 다변화’를 외치고 있지만 아직도 틈새시장에서 한국산 상품은 외면 받고 있다.
수출업계는 주요 무역 국가 중에서 시장점유율이 2%가 안 되는 시장이 29개 국이나 되는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시장개척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한국상품 점유율 2.59%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19일 발표한 ‘한국의 저(低)시장 점유율국 수출여건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총 234개국에1,723억달러를 수출, 세계 수입시장에서 점유율 2.59%를 차지했다. 1999년(2.54%)에 비해 약간 성장했다.
우리나라가 한해 1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국가는 72개국. 이 가운데 시장점유율 10%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는 베트남과 중국 미얀마 등 6개국에 불과하다.
특히 대서양에 인접한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는 전체 수입품의 19.52%를 한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KOTRA 중동ㆍ아프리카팀 관계자는 “지난해 화물선과 승용차 자동차부품 타이어 화장품 등을 10억달러 수출했고 올해도 중고차를 중심으로 올 4월까지 4억7,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에서 한국산 제품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아프리카 소국인 셈이다.
한국은 지난해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291억6,300만달러를 수출, 시장점유율 13.54%를 차지했다. 올해는 15%에 다가설 것으로 보여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 29개국 점유율 2%
미만 한국상품의 수입시장 점유율이 2% 미만인 국가가 29개국에 달했다. 어렵게 수출선을 트고 바이어를 보내놓고도 제대로 장사를 하지 못한 국가가 3분의 1이 넘는 셈이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프랑스 스웨덴 덴마크 이탈리아 캐나다 등 1%에도 못미치는 지역도 11개국이나됐다.
특히 대체시장으로 기대가 높은 중남미 시장에서 멕시코(점유율 1.46%), 아르헨티나(1.63%),콜롬비아(1.73%), 코스타리카(1.57%), 도미니카공화국(1.45%) 등 5개국이 2%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속내를 들여다 보면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에서도 한국 상품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프랑스(0.56%), 이탈리아(0.86%), 독일(1.05%) 영국(1.64%) 등 무려 15개국에서 수입시장 점유율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 수출부진은 블록화와 마케팅 부족 때문
KOTRA 국제통상팀 황민하 팀장은 “이들국가들은 시장 규모면에서 진출 여지가 많은 국가들이지만 지금까지 지역경제 블록화와 브랜드 마케팅 부족으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지역”이라며“자유무역협정 활용과 종합적인 국가 이미지 제고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출틈새 국가의 시장점유율이 낮은 것은 이들 국가들이 대부분 대륙 내 교역비중이 높기 때문. EU(유럽연합),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메르코스(MERCOSUR) 등 지역협정 회원국은 역내 교역비중이 절대적이며 스위스등비회원국들도 인접국가라는 이유만으로 무역이 종속돼 한국 제품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무역업계에서는 정부가 세계 경제블록화에 대응해 대륙간 자유무역협정을 활용한 종합적인 수출 대책을 수립해 줄 것과 현지 생산체제 구축을 위한 지원을 요구 하고 있다.
무역협회 이인호 동향분석 팀장은 “반도체등 주력상품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미국 일본 등 지역 편중현상이 바뀌지 않으면 수출은 더 나빠질 우려가 있다”며 “중남미 시장의 경우 정보통신기기와 자동차ㆍ부품, 기계류 등 유망 품목을 중점 육성하는 ‘선택과 집중’전략을 추진하고, 유럽지역에서는 종합적인 국가 브랜드 인지도 향상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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