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친미 일변도 외교노선이 대화록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 논란을 부르고 있다.아사히(朝日)신문이 입수, 19일 보도한 지난달 30일 미일정상회담 당시 대화록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전쟁에 졌을 때 일본국민은 미국의 노예가 될 줄 알았으나, 미국은 식량을 제공하는 등 관대하게 대해 주었다”면서 “미국이 일본을 구 일본군으로부터 해방시켰다는 기분이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전시에 점령했던 섬을 나중에 교섭을 통해 모두 일본에 돌려 주었으나 러시아는 지금도 북방 4도를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미국을 추켜세웠다.
그는 또 1960년 미일 안보조약 개정에 대한 반대시위가 고조됐을 때 중의원 외무위원장이던 아버지가 시위대 앞에서 안보조약의 필요성을 당당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존경심을 새롭게 했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지도자는 정확한 정책을 국민에게 이해시킬 책임이 있다”고 맞장구를쳤다.
고이즈미 총리의 찬양 일변도 대미 외교는 역사교과서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를 둘러싸고 한중 양국의 반발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대 아시아 외교와는 너무 딴판이라고 이 신문은지적했다.
미국을 대하는 것과는 딴판인 침묵 외교로 아시아와의 관계는 차갑게 식고 있다고 이 신문은 비난했다.
제노바 주요8개국(G8)외무장관 회담 참석차 유럽을 방문중인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외무장관도 16일 체코에서 가진 TV회견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MD)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혀 논란을 더하고 있다.
다나카 장관의 발언은 “미국의 MD 계획을 ‘이해’한다”는 수준의 일본 정부 공식 견해를 뛰어넘는 것으로 일방적으로 미국편을 든 것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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