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장기불황을 경고하는 ‘적신호’가 잇따라 켜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 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19일 올 세계 경제성장률이지난해 4.9%에서 2.7%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EIU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은 평균1.4%, 신흥개발국은 4.8%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이는 1974년 이후 가장 급격한 둔화치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아르헨티나에서 촉발된 경제위기로 미국 경제의 침체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유럽과 일본 경제도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의 불황은 세계경제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경제연구소 RWI도 이날 보고서를통해 유럽연합(EU)의 견인차인 독일의 예상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치인 2.1%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일본의 도쿄(東京)증시의 닛케이(日京)주가도 경제 개혁에 대한 불안감이 연일 악재로 작용, 19일 1만1,908.39로 마감하는 등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2,000선이 무너졌다.
이 같은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적전망과 맞물려 20~22일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회담에서는 세계 경제 진단과 처방을 놓고 어느 때보다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8일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언급한 것처럼 달러화 강세를 조정하는 데 선진국들의 공조를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G8 회담에서도 뚜렷한 대책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정보통신(IT)과 제조업의 불황에서 비롯된 미국의 경기침체가 유럽과 일본의 경기하락과 맞물려 다시 미국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수출 경쟁력 저하의 주범인 달러화 강세에 대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그린스펀 FRB 의장은 18일“미국 경제지표가 혼재돼 있으며, 취약성이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 고 경고,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악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미 최고 금융정책 당국자가 ‘미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을 거론한 사실상 첫 사례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2월 2~2.5%로 예상했던 올 경제성장률을 1.25~2%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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