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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에 나선 로커 김경호 "뮤직비디오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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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에 나선 로커 김경호 "뮤직비디오도 찍었습니다"

입력
2001.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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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 음반 ‘The Life’를 막 세상에 내놓은 김경호(31)는 다소 긴장한 듯보였다. 이제까지 하지 않았던 여러 변화를 시도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어찌보면 이번 음반은 마치 데뷔 음반과 같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The Life’는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앞의 여섯 곡은 김경호의 음악적 지향인 1980년대 스타일의 헤비 메탈이고 나머지는 대중들에게 김경호의 이름을 알린 록 발라드이다.

“내 음악 중 한가지 만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설명한다. 록 발라드를 불러야 오히려 로커임을 알아주는 세상.

“록 발라드로 귀를열고 그 틈으로 헤비 메탈을 전파하겠다”던 그동안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그만두고 양쪽 모두 끌어 안겠다는 것이다.

앞 부분의 헤비 메탈은 늘 해왔던 대로다. 질주하는 듯한 전자 기타와 거칠게내지르는 샤우트 창법. 음역은 전보다 높아졌다.

기타리스트 이현석이 ‘The Life’ 등 세 곡을 썼고, 여섯 곡 중 세 곡은 영어로 불렀다.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한다.

변화는 후반부의록 발라드에 있다. 타이틀 ‘희생’은 ‘금지된 사랑’ 등 예전에 불렀던노래들과는 다르다.

슬픈 사랑이야기이긴 하나 한결 부드럽고 부르기 쉽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고음은 별로 들리지 않는다. 현을 사용한 것도전에 없던 일이다.

굳이 나누자면, 팝 발라드 쪽이다. 마지막 노래는 그의 노래방 애창곡인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김경호 식으로 다시 불렀다. 리메이크도 처음이다.

이런 변화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처음으로 자신의 음반을 직접 제작했기 때문일까.그는 “고음의 샤우트 창법으로 노래해야 대중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스스로의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기로 했다”고말한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그는 자신의 또 다른 트레이드 마크인 콘서트도 대폭 줄일 생각이다. 8월25일 장충체육관공연부터 한 달에 두어 번 정도만 계획하고 있다. 콘서트로만 만나는 가수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어서다.

대신 뮤직 비디오라는 첨단 사조를 받아들였다.‘희생’의 뮤직 비디오는 스타 감독 홍종호가 만들고 탤런트 류시원, 일본 여배우 구가 요코가 나온다.“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비 맞으며 노래하는 장면 하나를 찍었다”고 말할 만큼 공을 들였다.

누군가를 성공으로 이끈 특징이 후일 그 사람을 옭아매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김경호의 변신은 그 싹을 미리 잘라내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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