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대답보다 자기 생각을"서강대 2002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에서는심층면접이 수험생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1차 합격자의 49.1%가 면접 점수로 당락이 바뀌었으며, 석차가 무려 37등까지 뛰어올라 합격한학생도 있었다.
서강대는 2학기 수시모집에서 총 387명의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며 합격자의 3배수에 해당하는 1,200여명의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인성ㆍ가치관 ▦영어 ▦전공소양 세 영역으로 나누어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강재효(姜在孝) 입학처장은 “3문제 중 1문제를 골라 대답하도록 한1학기 심층면접 결과, 모든 학생이 쉬운 질문에만 대답해 이번 학기에는 필수문제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층면접이 종래 면접과 다른 점은 면접관이 수험생의 답변에 대해 일문일답을 이어나 갈 수 있다는점이다. 때문에 교수들은 “너무 길게 말하거나 수다스러운 것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면접시간이 10분 정도라면 답변은 3,4분 정도 길이로 끝내고 나머지 시간은 면접관의 재질문에 답하는 것이 좋다. 서강대 교수들에게 출제방향과 조언을 들어봤다.
◆인성ㆍ가치관 영역: 사학과 윤병남(尹炳男)교수
인성ㆍ가치관 영역에 있어 “인터넷에서 불건전한 정보가유통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해 인터넷 내용등급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문제를 낼 수 있겠다.
수험생은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독창성과 일반성의 균형을 유지해 대답해야 한다. 등급제에 찬성하는 경우 “불건전한 정보가 판단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해악을 끼칠수 있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식의 대답은 지나치게 사변적이다.
먼저 어떤 것이 유해정보인지, 유해정보가 청소년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있는지 그 과정과 실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규제를 위한 방법과 시행 후의 효과 등에 대해 언급해야 할 것이다.
반대하는 경우에도 ‘표현의 자유‘나’창의적인 사고’ ‘정보유통‘ 등의 뻔한 낱말을 나열하는 것보다 자신의 생각과 언어로 필요성을 주장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인문계열: 국문학과 송효섭(宋孝燮)교수
지식정도가 아니라 표현방식을 측정하려 한다. 예를들어 ‘친일 경력을 가진 문인의 작품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고 질문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문제인데요”라는식으로 답변을 시작하면 나름대로의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다음으로 “친일 경력을 작품과 관련시켜 보는 것과 분리시켜 보는관점이 있겠는데…”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언급하고, “제가 아무개 시인의 작품을 읽었는데”라는 식으로 예를 들어 가며 일반화한 결론을 도출하면 신뢰감도얻고 자연스럽게 문학에 대한 지식까지 평가 받을 수 있다.
◆경영계열: 경영대 민재형(閔在亨) 교수
우선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은 ‘논리력’이다.논란거리나 주장에 대해 근거가 될 수 있는 5 가지의 예문을 제시, 가장 적절한 대답을 고르고 이유를설명하라는 문제를 낼 수 있다.
1학기의 경우 ‘고위직 공무원이 퇴직 후 3년 동안 관련 업계에 취업하지못하도록 법을 제정하려 하자,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공무원이 주장하는 논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5개의 예문이 나갔다. 평가 기준은 다음 4가지다. ▦바른 예문을 선택했는가 ▦예문을 선택한 이유가 논리적인가 ▦틀린 예문에 대해서 왜 적절하지 않은지 설명할 수 있는가 ▦틀린예문을 선택했더라도 나름대로 이유를 논리적으로 말하는 가로 나누어 평가하겠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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