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실사보고서 밝혀쌍용양회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1조원 이상의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금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는 실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조만간 회의를 열고 지난 달 인수를 마무리 한 1조7,0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조기에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18일 쌍용양회 채권단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2개월여간에 걸친 쌍용양회 실사 결과를 지난 주 말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측에 제출했다.
한기평은 실사 보고서에서 지난 해 말 현재 쌍용양회는 자본금이 9,000억원에 불과하지만 차입금이 3조7,500억원에 달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이자)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최소 1조원 가량의 차입금을 주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현재 연 17%에 달하는 신속인수 대상 회사채 금리를 연 12% 수준으로 낮추고, 쌍용정보통신 매각 대금을 3,000억원이상 받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채권단은 실사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채무재조정 방안을 마련,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쌍용양회 처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5개기관이 지난 달 1조7,000억원의 CB를 인수하면서 사실상 출자전환을 단행했지만 회계상 여전히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형태”라며 “당장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더라도 주식전환 약정만 한다면 자본으로 편입돼 자본확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CB 인수에 3,000억원을 낸 일본 태평양시멘트(TCC)사가 CB 주식전환에 동의할 지 미지수인데다 서울보증보험, 한아름종금등을 설득시키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기존 대출금의 출자전환을 추진할 경우 투신권 등 제2금융권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분명한 상황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여신이 많은 조흥, 산업은행등이 쌍용양회를 회생시켜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어 CB의 조기 주식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영업력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지원할 경우 추가 지원액만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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