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사랑의 매개체영화를 보는 즐거움 중에 세계각국 음식기행을 빼놓을 수 없다. 눈요기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나 눈의 호사로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중국 요리라면 리안 감독의 ‘음식남녀’를틀면 되고, 멕시코 요리는 알폰소 아라우의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이탈리아 요리는 캠벨 스코트와 스탠리 투치의 ‘빅 나이트’, 프랑스 요리는가브리엘 악셀의 ‘바베트의 만찬’, 미국 흑인 중상층 가정요리는조지 틸만 주니어의 ‘소울 푸드’가 책임지고 풍성한 식탁을 차려준다.
‘맛을 보여드립니다(Womanon Top)’(15세ㆍ이십세기폭스)는 브라질 요리 실습과 예찬으로 넘쳐난다. “요리에 열정을 느끼길 바란다.
즉 감정과 경험이 녹아나지 않으면안 된다”고 부추긴다. 우리의 고추와 같은 양념인 칠리 페퍼에 대한 강의가 일품인데, 그 중에서도 말라게타 페퍼의 냄새를 한 번 맡으면 영원히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정말 그런지 시험해보고 싶어진다.
영화에서 음식은 가족, 연인,이웃의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기 마련인데, ‘맛을…’은 정열적인 삼바의 나라 브라질답게 사랑이 지나쳐 잠시 이별한 젊은 부부의 오해를 푸는중요한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먹는다는 행위를 성적 코드와 연결시킨 영화들도 적지 않은데, 그 점에 있어서도 ‘맛을…’은 꽤 세련된 간접화법을 구사하고 있다.
‘맛을…’이 매력적이고 이국적인영화가 된 데에는 스페인 출신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의 외모와 연기력 덕이 크다.
크루즈는 ‘하몽하몽’ ‘아름다운 시절’ ‘내 어머니의 모든 것’‘오픈 유어 아이즈’ 등을 통해 도발적 여성상과 헌신적 모성상을 폭 넓게 연기해 국제적 스타가 되었다.
톡 쏘는 매콤한 연기를 보여주는 크루즈외에 신화와 연결시킨 환상적 내용 전개, 원색의 의상, 리듬감이 빼어난 라틴 음악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피나 토레스 감독의 2000년 작.“여신이 질투할 정도로 맛난 요리를 눈요기하며 운명적 사랑을 따라간다.”
/옥선희 비디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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