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히드 비상선포 시한 하루앞탄핵위기에 몰려있는 압두라흐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포시한으로 밝힌 20일이 다가오면서인도네시아 정국이 극도의 혼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협의회(MPR) 대의원 700명중 90%가 자카르타에 모여 와히드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할경우에 대비하고 있으며, 대통령 지지자들은 탄핵 저지를 위해 속속 자카르타에 몰려 드는 등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최대 정당인 민주투쟁당(PDIP)을 비롯한 6개정파는 와히드가 20일 오후 6시를 기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내달 1일 소집될 MPR 특별총회를 앞당겨 소집, 곧 바로 와히드에 대한 탄핵 절차를밟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소판 소피안 PDIP 대표는 16일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2시간 내 특별총회를 열어 탄핵 결정을 위한 표결을 벌이기로5개 정파 지도자들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반면 와히드의 고향인 동부 자바의 와히드 지지자 1만여 명이 최근 자카르타에 몰려왔으며 특별총회 때까지수십만 명이 집결해 탄핵 저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MPR 경내에 5,600명의 군과 경찰로 4중 저지선을 설치, 시위대의진입을 차단하고 저지선이 뚫릴 경우 실탄 사격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유혈 충돌의 우려마저 낳고 있다.
현지 최대의 관심은 과연 와히드가 비상 사태를 선포를 강행하느냐 여부이다. 와히드는 탄핵을 피하기위해 반대 정파들과의 타협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비상사태를 선포, 의회를 해산한 뒤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었다.
하지만 군과 경찰수뇌부는 물론 측근들까지 비상사태 선포를 반대하고 있어 실제로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와히드는 17일 북 슬라웨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통령으로서 비상사태 선포권을 사용할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카르타 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또 주요 정파 지도자들도 정치적 파국을 막기 위해 와히드의 임기를 보장하되 대통령 권한을 메가와티부통령에게 모두 이양하는 절충안을 수용하도록 양측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메가와티 부통령이 18일 “탄핵을 위한 특별총회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선택”이라며타협의 가능성을 일축, 대치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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