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압 약화로 기상변화…게릴라성 폭우 주의해야여름철 강수 패턴이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장맛비보다 장마전선이 소멸된 후 8월말까지 내리는 비의양이 더 많으며, 예측하기 어려운 게릴라성 폭우가 빈발하고 있는 것.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1991년~2000년, 서울 기준) 장마철 강수량이 장마 후 8월31일까지 강수량에 크게 못 미치는 이상 현상이 거듭되고 있다.
장맛비가 더 많았던 해는 91년, 93년, 97년 등 세 해에 불과했으며,10년간 평균 강수량도 장맛비가 339.9㎜인데 비해 장마 뒤 여름 비는 506.5㎜에 달해 장마라는 이름을 무색케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철은 ‘제5의 계절’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비가 집중되는 기간이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장마가 끝난 7월 하순께부터 강수량이 증가하는 경향”이라면서 “97년을 제외하고는 95년 이후 6년간 장마 뒤 강수량이 장맛비량을 넘어서는등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상징후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화한 때문이라는 게 기상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 여름철 기후는 장마가 끝난 후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전역을 영향권 아래에 두면서(장마전선은 중국 동북3성 지역으로 북상) 불볕더위가 찾아 오는것이 정상.
하지만 최근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약화하고, 중국 북동부에 자리한 한랭건조한 대륙성고기압이 밀고 내려오면서 두 고기압 사이에 일종의 통로가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에서 남서기류를 타고 고온다습한 수증기대가 유입,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대와 맞부딪치면서 때아닌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진다는 것이다.
여름철 강수패턴 이상변동에 대해 지구 온난화나 인도양의 ‘다이폴(Dipoleㆍ이극화)’현상 등 해수면 온도변화가 조심스레 원인으로 거론될 뿐 아직까지 이렇다 할 해답은 없는 상태다.
기상청 관계자는 “90년대는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 속에 우리 여름철 기후도 ‘마른 장마’등 이상을 보였다”면서 “올해부터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장마가 끝나 간다 해서 집중호우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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