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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른情 10여년…낳은情도 찾아주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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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른情 10여년…낳은情도 찾아주고싶어"

입력
2001.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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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부부,韓입양아 7명 '핏줄'찾아 내달방한“우리 손으로 키웠지만, 이제는 부모를 찾아주고 싶어요.”한쪽 손을 못쓰는 청각장애아와 3남매 고아 두 쌍 등한인 어린이 7명을 입양, 훌륭하게 키워낸 미국인 부부가 이들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낯선 한국땅을 찾는다.

주인공은 미국 LA 인근 리버사이드카운티의 요바린다에 사는 짐 크르판스키(49)씨와 부인 캐런(52).

이들은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한인 자녀’들과 함께 했던 10여년간의 힘겨우면서도 행복했던 세월이 문득 문득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의 ‘한인 자녀’들과의 첫 인연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녀를 낳지 못하는 아픔을 딛고 홀트아동복지회를 노크했다.

곧바로 그해 11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친아버지가 고아원에 맡긴 박미란(당시 6세·켄드라)·영란(4·킴벌리)·수환(2·크리스토퍼)등 3남매를 입양했다.

크르판스키 부부가 갖고 있는 입양자료에 따르면 이들 3남매의 부모는 동거중 아이들을 낳았고, 생모가 84년11월 가출한 후 아버지가 3남매를 기르다 85년 4월께 홀트아동복지재단이 경기 광명시에서 운영하던 보화고아원에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한국명은 고아원측이 붙여준 이름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 부부는 썰렁하던 집안에 넘쳐나는 3남매의 재롱과 웃음소리에 행복감을 감추지 못했고, 내친 김에 또 다른 고아를 맞아들이기로 마음을 굳힌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홀어머니가 양육을 포기한 박정윤(당시 9세·캐시)·승윤(7·랜디)·형준(3·크레익)등 3남매를 87년 2월 또 입양했다.

남편 짐은 “기도 속에 우리를 필요로 하는 한인 아동이 또 있다는 확신을 갖고 알아보던 중 막내 앤드류(김재현)군도하느님이 주셨다”고 말했다.

입양 당시 6세이었던 재현군은 세 살 때 집에 난 불로 부모와 누나를 모두 잃고 한쪽 손이 뭉그러진 데 이어 화상치료의 부작용으로 청각장애까지 갖게 돼 이들 부부는 눈물로 밤을 지새곤 했다.

부인 캐런은 “생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남매들이 뿔뿔이 흩어진다면 얼마나 비극이겠느냐”며 “아이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려 정말 행운이었다”고 회고했다.

연매출 19억달러의 미 최대 유니폼 제조업체인 '신타스'(Cintas) 그룹의 부사장을 맡고 있는 짐은"행복한 가정 덕분에 회사도 급성장한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들 부부의 사랑과 헌신의 결과였을까. 한국에서 건너 온 7명의 어린이들은 모두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하고 있다.

장녀 박정윤(24)씨는 칼스테이트 풀러튼대를 졸업, 치대 진학을 준비중이며 미란(21)씨와 승윤(21)씨는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4년에 재학중이다.

영란(20)씨는 칼스테이트 스테니스러스대 3학년에, 수환(18)군과 형준(17)군은 올해 고교를 졸업, 각각 대학과 해군에 진학할 예정이다. 김재현(17)군은 고교 3년에 진학한다.

크르판스키 부부의 대가족 9명은 8월10~24일 2주간 한국을 방문한다. 수년전 소재를 알게 된 정윤씨 3남매와 재현군의 친척을 먼저 찾고, 미란씨 남매의 부모를 수소문할 예정이다.

여행경비는 항공료 7,500달러, 통역비용 등 최소 3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남편 짐씨는 “부모를 찾는 것은 물론, 아이들이 고국을 배우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A=조환동 기자

john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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