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이구동성… DJ의중 실린듯18일 여권에서는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던 ‘8월 당정개편설’을 부인하는 언급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동교동계 핵심인물인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과 김옥두(金玉斗) 전사무총장이 나섰고 청와대에서는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이 일목요연하게 개편설을 부인했다.
나름대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의중에 정통한 이들이 일제히 말문을 열었다는 것은 김 대통령의 결심이 섰음을 말해준다.
8월 당정개편설은 당사자들의 정치적 의도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소리만 요란했을뿐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한화갑 최고위원은 당무위원회의에서“대표 교체설이 나오는데 누가 그런 얘기를 하느냐”면서 대표 교체설을 포함한 당정 개편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 최고위원은 “6일 내가 청와대에서(대통령을) 독대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김중권(金重權) 대표 교체설이 흘러 나오면서 그 진앙지로 자신의 진영이 지목되는 상황에 대한 곤혹스러움도 깔려 있다.
김옥두 전 총장도 “최근 당 지도체제에 변화가 있다든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되는데 이는 당에 도움이 안 된다”며 좀 더 확실한 어법으로 당정개편설을 부인했다.
여기에다 “인적쇄신을 의미하는 당정개편은 중장기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청와대 남궁 진 정무수석의 발언을 보태면 대통령의 의중이 보다 분명해 진다.
8월 중에는 당정개편이 없고 김중권 대표,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 체제로 가을정국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남궁 수석은 10ㆍ25 재선거 준비, 의원들의 각종 재판 문제,당 조직정비가 진행중인 상황, 경제적 여건의 어려움 등 당정개편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열거 했다.
이 같은 표면적인 이유 외에도 현재의당정 체제를 뒤흔들면서까지 새롭게 제시할 만한 인적 조합을 찾기가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도 작용했다고 봐야한다.
또 2002년 대선 전략상 여전히 유용하고 강력한 카드인 당정개편의 카드를 언론사 세무조사 등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태여 쓸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바탕에 깔려 있다.
이렇게 되면 당정개편의 시기는 정기국회 이후인 연말로 넘어가게 된다.
내년의 대선후보 결정을 위한 전당대회 시기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안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